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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테러와의 전쟁' 8년… 그러나 '지하드'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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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쇼크'… 다시 확산되는 지구촌 테러 공포

인도 경제·금융의 ‘심장’인 뭄바이가 피로 얼룩졌다. 그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지목되면서 전 세계가 이슬람 과격단체에 의한 테러 공포에 다시 휩싸였다. 미국과 그 우방국들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벌였던 ‘테러와의 전쟁’이 한순간에 무색해졌다. 최첨단 병기를 동원해 이라크 사막과 아프카니스탄 산악지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그들은 괴멸되지 않았다. 오히려 한층 더 치밀하고 대담한 방식으로 돌아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도처에서 많은 이슬람 테러단체들이 언제든 ‘지하드’(Jihad·성전)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2009년 1월20일)을 앞두고 알카에다가 뉴욕 지하철 테러를 계획했다는 첩보가 공개되면서 ‘테러 경고음’이 요란하게 지구촌을 흔들고 있다.

◆이슬람 테러단체들의 부상= 1970∼80년대 국제 테러를 주도했던 것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민족해방을 주장하는 좌파 급진 테러조직들이었다.‘일본 적군파’와 ‘서독 적군파’, 이탈리의 ‘붉은여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로 비행기 납치와 요인 암살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그러나 1980년대 동유럽 사회주의가 쇠퇴하면서 이들도 급격히 몰락했다. 그 빈 자리에 여러 군소 테러단체가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이슬람에 따른 사회를 창조한다’는 종교적 신념과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전복을 목표로 내세운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단체들이 빠르게 국제테러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했다.

국가정보원 테러정보통합센터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들어 8월까지 전 세계에서 2239건의 테러가 발생했으며, 그중 1558건(약 70%)이 이슬람 단체들의 소행으로 분석됐다. 지역별 테러 발생 건수도 이슬람교인이 많이 사는 아시아·태평양(1035건, 46%)과 중동(821건, 37%)에 몰려 있다.

이슬람은 종교적 유대가 매우 강한 집단이다. 전 세계 52개 국가에 살고 있는 무스림(이슬람교인)은 12억명에 달하며, 그 세력 범위는 서쪽으로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동쪽으로 아시아 필리핀 남부까지 광대하게 퍼져 있다. 이 지역들은 일부 산유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경제 발전에서 소외된 곳이다. 이슬람 테러단체들은 ‘무슬림형제’라는 연대와 낙후된 경제·사회적 배경에 힘입어 어렵지 않게 동조자와 자금을 끌어모으며 몸집을 키워왔다.

◆진화하는 알카에다=1980년대 옛 소련에 맞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아랍인들 간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오사마 빈 라덴이 설립한 조직이다. 하지만 이후 ‘비이슬람’ 체제들을 타도하고 이슬람 국가에서 서방인들과 이교도들을 추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 테러조직으로 변질됐다.

이들은 이슬람 네트워크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세계 각지의 이슬람 사회에 세력을 뻗쳐 해당 지역의 신생 군소 이슬람 과격단체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있다. 이는 미군의 집요한 추적을 받으면서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일으키는 힘이 되고 있다. 이들은 아프카니스탄 산악지대의 토굴에 숨어 있으면서도 동남아의 이슬람 과격조직을 조종해 2002년 10월 인도네시아의 휴양지 발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200여명을 숨지게 한 폭탄테러를 일으킬 수 있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알카에다와 끈이 닿는 이슬람 테러조직이 세계적으로 110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게다가 알카에다 등 테러세력은 마음만 먹으면 대량살상용 첨단 무기를 구할 수 있다. 도시화되고 네트워크화된 현대사회는 이들의 조그만 교란 행위에도 엄청난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마이크 매코널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이 20년 안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중동 지역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개선되지 않음에 따라 테러단체에 가담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극단적 이슬람 테러단체들은 생물학적 무기와 방사능 등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공격으로 이전 세대보다 더 위험한 테러단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의 이슬람 테러단체=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이 지역에서 가장 위협적으로 느끼는 테러단체는 레바논의 ‘헤즈볼라’다. 이 조직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지원을 받아 1983년 조직됐으며, 현재 3000여명의 대원을 거스린 중동 최대 테러조직이다. 1983년 베이루트 미 해병대 사령부 차량폭탄 공격 등을 일으켜 악명을 떨쳤으며, 2006년 7월에는 납치된 자국 병사 2명을 찾겠다고 레바논 국경을 넘어온 이슬라엘 군대에 맞서 싸워 물리침으로써 이슬람권에서 알카에다 못지않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인 가자지구를 근거로 활동하는 하마스도 요주의 대상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차량 폭탄공격과 자살 특공대를 이용한 공격을 일삼고 있다. 이들의 준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스라엘의 마탄 빌나이 국방부 차관은 최근 “가자지구에서 전면적인 작전을 전개할 시기가 가까워 오고 있다”며 하마스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 공격에 나설 뜻을 밝혔다.

◆아시아 이슬람 테러단체=무슬림이 가장 많은 지역은 아시아다. 70% 이상이 인도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에 몰려 있다. 그만큼 이들 지역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도 많다.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남아시아 최대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라슈카르 에 토이바’(LeT)는 카슈미르 분리주의 운동에 주로 개입하며 인도에서 빈번하게 테러를 일으키고 있다. 이번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알카에다와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정보부(ISI)의 도움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뭄바이 사태의 배후 가능성이 거론되는 또 하나의 조직인 ‘인도 무자헤딘’은 ‘인도이슬람학생운동(SIMI)’ 산하 조직으로, 2007년 11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연쇄 폭탄테러를 일으켰으며, 이후 뉴델리를 비롯해 자이푸르, 방갈로르, 아흐메다바드 등지에서 잇달아 테러를 자행했다.

1990년대 중반 결성된 제마 이슬라미아(JI)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브루나이, 태국 남부를 합하여 ‘독립 이슬람 국가’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들은 주로 동남아 지역에서 은행 강탈과 비행기 납치, 민간인 무차별 테러를 자행하고 있으며 알카에다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