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는 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2시간 가량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보강조사를 벌인 뒤 이르면 2일 중 건평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전 10시40분 출석한 건평씨가 각종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자 일단 귀가시키고 그동안 확보한 증거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경 수사기획관은 “(건평씨가) 검찰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하고 갔다”면서 “조사는 잘 마쳤고, 결과를 검토해 2일 중 처리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건평씨는 2005년 세종증권 측의 로비 요청을 받은 정화삼(구속)씨 형제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장(수감중)을 소개해 주고 그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건평씨는 조사가 끝난 뒤 대검청사를 나서면서 “나로 인해 말썽이 일어나 국민에게 송구스럽고 동생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하지만 돈 받은 사실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정씨가 세종캐피탈에서 받은 30억여원의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정씨의 사위 이모(33)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주 말부터 갑자기 종적을 감춰 검찰이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이씨가 건평씨를 대신해 경남 김해 상가의 성인오락실 주인으로 행세하며 여기서 발생한 이익을 몰래 건평씨에게 전달하는 역할까지 맡았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씨 검거에 나섰으며, 체포 즉시 자금세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탈세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매매 등 박태연 태광실업 회장의 각종 혐의와 관련해 태광실업 비서실장과 전무 등 임직원을 이날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태광실업, 증권선물거래소 등에서 압수한 회계자료와 주식매매 관련 자료 분석을 60∼70%가량 끝냈으며 이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박 회장을 소환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김태훈·정재영 기자 af103@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