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건평씨 취재진 따돌리고 오전에 '깜짝출두'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조카사위 변호사 도움받아 혐의 반박
검찰 나서며 "동생에게 미안할 따름"

세종증권 매각 비리와 관련, 노건평씨는 1일 오전 10시40분 취재진 100여명의 눈을 피해 ‘깜짝 출두’해 대검찰청 11층 특별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매서운 추궁을 받았다. 검찰은 2일까지 조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2시간만에 노씨를 귀가시켰다. 노씨가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 속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노씨가) 분명하고 확고하게 입장을 진술했다”고 전했다.

◆“국민께 죄송…돈 받은 사실은 없다”=노씨는 오후 11시쯤 다소 지친 모습으로 정 변호사와 함께 대검찰청 1층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재경 대검 기획관은 노씨를 돌려보낸 이유에 대해 “통상적인 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노씨는 카메라 불빛이 여기저기 터지자 흠칫 놀랐으나 곧 침착함을 잃지 않고 입장을 표명했다. 노씨는 심경을 묻는 질문에 “착잡할 따름이다. 진실로 돈을 받지 않았다고 소상히 말했다. 국민에게 송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지만 저로 인해 말썽이 일어나 동생에게 미안할 따름이다”면서도 “돈 받은 사실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씨는 오락실 지분과 금품 수수 여부, 검찰 재출석 계획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노씨는 10여분간 취재진의 질문세례를 받은 뒤 대기중이던 검은색 중형 승용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특별조사실에서 12시간 고강도 조사=노씨는 12시간 조사에서 준비한 자료를 제시하며 검찰 추궁을 강하게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가 조사받은 특별조사실은 지난 4월14일 준공된 51㎡(15.6평) 크기로 10개 조사실 중 가장 넓다. 조사실 내에 화장실과 침대 등이 갖춰져 있고, 조사실 옆엔 21㎡(6.5평) 크기의 수면실이 붙어 있다.

노씨가 정화삼씨 형제(구속)나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 등과 대질신문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결국 이뤄지지는 않았다. 조사는 전직 대통령의 형이라는 신분을 감안해 박경호 중수1과장이 직접 맡았고, 오택림 대검찰청 연구관이 조사를 도왔다.

◆취재진 감쪽같이 따돌리고 검찰 출두=노씨는 오전 10시40분쯤 정 변호사와 함께 취재진을 따돌리고 대검 후문으로 들어와 디지털 포렌식 센터를 통해 특별조사실로 향했다. 노씨 측은 검찰에 들어서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도록 검찰에 강력히 요청했다. 최 기획관은 “초상권을 보호하지 않으면 검찰 출석을 못하겠다고 하는 등 애로가 있다”면서 “우리가 언제 몇 시에 부른다는 걸 알려주기 어렵다는 걸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최 기획관은 또 “(노씨가) 나이가 많고, (전직 대통령 형이라) 필요한 수준의 대우를 한다고 봐달라”고 당부했다. 조사에 앞서 박용석 중앙수사부장이 노씨와 차를 마시며 간단히 인사를 나눈 것도 이 때문이다. 노씨는 티타임을 마치고 조사실로 올라가 5000원짜리 김치찌개를 배달시켜 점심식사를 한 뒤 본격적인 조사에 응했다. 저녁식사로는 7000원짜리 해물 순두부가 제공됐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