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2%대로 낮춘 것은 예상보다 심각한 국내 경기의 하강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업의 신용 경색을 완화하고 실물로 돈이 흘러가게 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를 통한 충분한 유동성 공급이 가장 효과적인 처방이기 때문이다.
◆잇단 기준금리 인하 왜?=이날 기준금리 인하 폭은 시장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지난해 8월 5.25% 수준이던 기준금리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떨어뜨리는 것은 그동안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하며 대규모로 유동성을 방출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과 가계 등 실물 쪽으로 돈이 돌지 않아 지속적인 처방이 필요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번 조치로 가계와 기업의 돈 가뭄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이자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의 경우 여전히 7%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BBB-급 회사채의 경우 금리가 17%에 달해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과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을 더욱 조이면서 기업 대출은 지난해 12월 6조6000억원이나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할 정도로 급속도로 위축되는 국내 경기도 금리 인하의 주된 요인이다. 최근 소비, 투자 등 내수 부진이 한층 심화되고 세계 경제의 침체로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국내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얼마나 더 내릴까=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브리핑에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것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앞으로 한은이 추가로 내릴 수 있는 폭은 0.5%포인트 정도가 한계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시장에 아무리 돈을 풀어도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이 우려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2% 아래로 떨어뜨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서둘러 금리 인하 카드를 소진했다가 국내 경기가 더 나빠지면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향후 인하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총재도 “기준금리는 이미 일반적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물가상승률)인 3%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들어갔으며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내비쳤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은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거나 물가가 2%대로 떨어지고 환율이 더 안정되는 징후가 생기기 전까지는 기준금리의 마지노선은 2% 정도”라며 “앞으로 0.5%포인트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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