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고(故) 최진실(40)씨의 유골함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6일 경기도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전 7시50분쯤 양평군 양수리 갑산공원 분묘에 안치됐던 최씨 유골함이 사라진 것을 공원 관리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관리인은 “묘원을 순찰하던 중 최씨 납골분묘 주변에 꽃바구니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 이를 정리하다 분묘가 깨진 채 유골함이 없어진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 분묘 앞에서 발견된 빈 소주병 2개와 최씨의 납골분묘 등에서 지문을 채취해 경찰청으로 보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사건현장에 있던 소주병과 깨진 대리석 조각 등에 범인의 DNA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증거물을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할 계획이다.
그러나 묘원 2구역에 설치돼 고인의 묘소를 비추던 폐쇄회로(CC)TV는 지난 12일 낙뢰를 맞아 카메라가 깨져 작동하지 않았고, 1구역 CCTV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경찰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찰은 갑산공원으로 통하는 국도상에 있는 CCTV 2대에 녹화된 화면을 확보, 사건 발생 추정시간인 14일 오후 6시∼15일 오전 8시에 공원 주위를 드나들던 차량을 정밀분석하는 등 단서를 찾고 있다.
경찰은 절도범이 쇠망치로 추정되는 도구까지 동원한 것으로 미뤄 계획적인 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전병기 공원 관리소장은 “깨진 벽면은 화강암 재질로 두께가 7㎝나 돼 쇠망치 같은 대형 공구 외에는 부수기 어렵다”며 “누군가 둔기를 준비해 15∼16차례 내려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고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최씨의 열렬한 팬이나 무속인이 훔쳐간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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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참히 부서진 묘 처참하게 부서진 경기 양평 갑산공원 내 탤런트 고 최진실씨 납골 분묘. 누군가 쇠망치로 추정되는 대형 도구로 수차례 가격해 깬 듯 한쪽 벽면에 구멍이 크게 나 있다. 양평=연합뉴스 |
이 밖에 돈을 노린 범행이나 특정인의 정신병적 행태, 묻지마 범죄 식의 행태, 주목을 받기 위한 동기로 저지른 범죄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최씨 묘소를 찾은 추모객이 우발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현장에 있던 방명록을 입수해 지난 14일 최씨 묘소를 찾은 사람에 대한 탐문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공원 주변의 통화기록을 분석하는 등 통신수사도 병행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가리지 않고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씨 어머니는 경찰에서 “만약 진실이의 열성팬이 유골함을 가져갔다면 제발 가족에게 돌려 달라.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절친한 친구인 개그우먼 이영자씨는 “삶이 힘들어 떠났는데, 하늘에 가서도 못 쉬는 내 친구가 불쌍하다”며 “이틀 전부터 나를 비롯해 고인의 주변 인물들이 마음이 심란하고 안정이 안 됐는데 이런 일이 터졌다”고 울먹였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상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분노를 표출하면서 “고인이 편히 쉬도록 가족들에게 돌려주라”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양평=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