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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중수 한은 총재 내정자 어깨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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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G20(주요 20개국) 재무차관 및 중앙은행 부총재 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각국이 출구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신흥국은 회복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정책 전환도 더 빨리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출구전략의 핵심은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달 초 말레이시아가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로는 호주, 베트남에 이어 세 번째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중국은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은행 지급준비율을 올렸고, 미국도 지난달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대출할 때 적용하는 재할인율을 높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2%로 떨어진 기준금리를 13개월째 동결했다. 한은은 출구전략에 관한 언급을 지나치게 자제하는 반면에 정부는 출구전략에 과민 반응을 보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아직 금리 인상 시기가 아니라는 게 정부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경제연구소나 시장에서는 빨라야 3분기에나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최근 임기 마지막 금통위를 마친 뒤 중앙은행 통화정책과 관련해 “큰 배는 방향 전환이 빨리 안 된다”며 “미리 조금씩 움직이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출구를 향해 움직일 때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논리의 개입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금리 인상은 인기 없는 정책이다. 그래서 금리를 낮추기는 쉽지만 올리기는 어렵다. 정부는 가능한 한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성장률을 더 끌어올리고 싶겠지만, 우리의 물가 수준이나 가계부채 규모 등을 감안하면 위험 부담이 크다. 일본이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어제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 총재 후임으로 내정됐다. 재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한 김 내정자가 총재에 취임하면 정부와의 정책 공조가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의 첫 시험대는 출구전략 준비가 될 것이다. 그는 최근 “미국, 일본 등 G7 국가들이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있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이런 나라들과 협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구전략 시기가 더욱 늦춰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앞으로 한은 내부의 우려를 떨어내고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지키면서 소신껏 일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