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일 내놓은 ‘국가고용전략 2020’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정체 상태인 고용률을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70%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이다. 노령인구의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와 여성 고용 확대, 다양한 근로형태 도입 등을 통해 ‘성장·고용·복지’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계획대로 실현될지가 관건이다.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대책치고는 새로울 게 없고 일부는 ‘짜깁기’라는 혹평도 있다. 일자리 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고용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고용전략 2020 왜 나왔나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의 고용률(15∼64세)은 6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4.8%)보다 낮다.
금융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극복한 우리나라지만 그 성과가 대기업 등 일부에 집중되고, 청년·중소기업·근로빈곤층 등의 고용여건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후 4∼5%대의 경제성장을 이뤘으면서도 ‘고용없는 성장’만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 동력이 떨어졌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 수준도 2000년 70.8%에서 지난해 65.5%로 떨어지는 등 임금격차와 소득불평등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사회통합을 해치고 분배·내수악화를 가져와 결국 성장하락과 고용창출 둔화의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임금과 고용의 유연성에 초점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과 고용의 ‘유연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에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스키장 등 계절적 특성이 강한 업종의 경우 근로시간을 계절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기 위해 ‘탄력적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이 3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난다. 성수기와 비수기에 근로시간을 달리 할 수 있게 된다.
또 연장·휴일·야간 근로시간을 휴가로 보상받거나, 휴가를 연장·휴일·야간연장 근로로 대체하는 ‘근로시간저축휴가제’도 도입된다.
현행 32개 파견 업종 중 활용도가 떨어지는 특허전문가, 여행안내원 등을 제외하고 수요가 많지만 정규직 대체 가능성이 작은 제품·광고 영업, 경리사무, 웨이터 등을 추가해 내년 상반기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신설기업이나 청소·경비직을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2년) 규제의 예외대상에 추가할 방침이다. ‘워킹맘’을 위해 현재 6세까지인 육아휴직대상 아동 연령을 상향 조정하고, 부분육아휴직을 원하는 여성에게 휴직급여를 지급하는 안도 검토된다.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내년부터 ‘근로시간 단축형 임금피크제’도 도입한다.
근로시간이 최정점일 때에 비해 절반 이상 줄면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의 50% 수준(1인당 연간 300만원)을 정부가 지원한다. 대신 근로시간은 그대로인 채 임금만 줄이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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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일자리는 어디에… 인천지방중소기업청과 인천시 공동주최로 12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인천종합일자리지원센터에서 열린 ‘우수중소기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구인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정부 발표에 대해 산업계는 복지 확대에 따른 부담을, 노동계는 고용의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는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일자리가 늘겠지만 기간제 근로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산업계는 계약형태와 근무조건을 다양화해 일자리를 늘리는 데에 부정적이다.
과거 정책을 포장만 바꿔 시장에 내놓은 것도 있어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도 있다. 한 예로 근로시간저축휴가제의 경우 2008년 노동부 업무보고에 포함된 ‘근로시간계좌제’와 내용이 같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의 확대도 당시 업무보고에 들어 있다.
지역일자리 공시제나 고용영향평가, 임금체불 예방, 근로시간단축형 임금피크제도 새로울 게 없다는 지적이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