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1일 가진 양자 회담에서 환율과 무역불균형 등 자국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두 정상은 예정시간 보다 20분이나 더 넘긴 80분에 걸친 회담 대부분을 환율 문제에 쏟았지만 상반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요구했고, 후 주석은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를 비판했다. 환율 문제를 먼저 꺼낸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위안화 정책이 세계의 보호무역주의를 촉발시켜 세계 경제 회복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더딘 통화 재평가를 가속화하라고 채근했다.
예의 논리대로 ‘유연한 환율로의 개혁은 중국의 변함없는 정책’이라고 응대한 후 주석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화는 오히려 미국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후 주석은 위안화 개혁(절상)을 위해선 ‘건전한’ 세계 경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000억달러 규모 2차 양적완화 조치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후 주석은 미국이 취약한 경제기반을 갖춘 신흥경제국에 달러를 대량 유입시키는 방식으로 세계경제를 희생시키고 자국의 이익만을 모색하려한다고 비판했다.
대북 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해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한국 및 주변국가들에 대한 도발행위를 자제하고, 특히 한국과 관계 증진을 하도록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북한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가시적인 방법으로 진정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도 중국이 나서 설득해야 한다”면서 “그럴 경우, 우리는 6자회담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 있어서 인권문제는 중요한 분야라고 밝히면서 중국 정부에 대해 표현의 자유보장과 정치범의 석방을 촉구했다.
환율 문제에 있어 두 정상의 견해차가 팽팽해 내년 1월 예정된 후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도 매우 껄끄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관리들은 후 주석의 방미 전에 양국 관계를 누그러트릴 수 있는 분위기를 증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정상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가진 포토세션에서 양국 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이 지도적인 핵 강국으로서 핵확산 문제에 대한 특별한 의무가 있으며 지도적인 경제국으로서 강력하고 균형적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확보하는 데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후 주석도 “미국과의 관계 진전을 위해 대화와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히고 내년 1월로 예정된 자신의 미국 방문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석호·송민섭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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