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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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들 대놓고 ‘한국 때리기’

입력 : 2010-12-24 15:28:59
수정 : 2010-12-24 15: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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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잇단 군사훈련은 北 반격 유도하는 것”
“대국에 고집스럽고 무리한 요구”…“한반도 긴장 고조” 거센 비난
중국이 연일 한국군의 군사훈련을 비판하고 있다.

한국군이 23일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시작하자 중국 언론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더욱 비난 수위를 높였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3일 1면 기사와 사설을 통해 한국의 군사훈련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한국군이 군사분계선 아래 경기 포천과 동해상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육공군 합동훈련을 평화시로는 최대 규모로 한다면서 이는 마치 북한이 반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20일 한국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대해 북한이 반격할 가치가 없다고 반응해 전 세계가 안도했는데, 한국은 다시 군사훈련을 해 한반도 정세가 다시 걱정스런 상황에 빠졌고 세계가 놀라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신문은 또 이날 ‘한국은 벼랑을 축구장으로 삼지 말라’는 사설을 통해 한국이 동북아의 대국은 아니지만 중국과 미국, 일본과 마찰을 빚을 때 3국은 복잡한 관계 탓에 언제나 어느 정도 한국에 양보해 왔다며 이에 따라 한국은 강경한 입장을 선호하게 됐고 대국에 고집스럽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모욕을 받은 나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한국이 미국과 더불어 여러 차례 군사훈련을 강행해 북한에 얼마나 많은 모욕을 줬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중국도 얼마나 많은 모욕을 당했는지 알기는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사설은 아울러 중국이 지금까지 말 이외의 다른 충고를 고려하지 않았지만, 한국이 비이성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그 이상의 정책 선택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도 이날 ‘한국이 대형 군사훈련을 잇달아 벌여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북한을 향해 군사·정치적인 강경 기조를 고수해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한반도에서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나머지 관영매체와 시나닷컴 등 주요 포털사이트는 한국군의 군사훈련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비판 수위를 더 높이지는 않았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정세와 한국 군사훈련과 관련해 “현재 한반도 형세는 여전히 고도로 복잡하고 민감하다”며 “유관 각 측이 절제를 유지하면서 책임 있는 태도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일을 해가기를 호소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