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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 후속조치 보고대회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임 실장이 문책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청와대 운영을 책임진 데다 사실상 인사를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임 실장은 지난해 7월 부임한 직후 단행한 청와대 조직 개편에서 인사비서관실에서 근무하던 행정관을 대통령실 부속실로 이동시켜 인사실무를 챙기도록 했다. 지난 연말에는 수석급인 인사기획관 자리를 폐지했다.
이 때문에 임 실장이 사실상 ‘인사수석’ 역할을 하며 공직 인사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관측이 청와대 안팎에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임 실장이 정부 요직에 고시동기나 경동고 출신을 지나치게 중용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인사에서도 정동기 후보자가 임 실장의 경동고 3년 선배라는 점이 부각됐다. 임 실장은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문책론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임 실장이 어제 여당 지도부가 정동기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자진사퇴를 요구했을 때는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문책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담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문책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임 실장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워낙 두텁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이 대통령은 한번 기용한 인사는 잘 바꾸지 않는 스타일이다. 현 정부 들어 인사실패 사례가 여러 번 있었지만 청와대 참모를 문책한 사례는 2009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당시 한 차례뿐이다. 당시 정동기 청와대 민정수석은 천 후보자 인사검증을 책임지고 물러났다.
무엇보다 임 실장을 문책해 경질할 때 청와대가 입을 정치적 타격이 만만치 않다. 여권 내 역학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져 이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 그러나 당이 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처음으로 반기를 들며 ‘레임덕’이란 시한폭탄에 불을 댕긴 상황이다. 인사실패 문책이 뒤따르지 않을 때 당청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청와대가 딜레마의 늪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원재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