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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약속 지키려' 그라운드제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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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문해 희생자들에게 헌화한 뉴욕 남부 맨해튼의 그라운드제로는 지난 2001년 9월11일 전대미문의 테러로 무너진 쌍둥이 건물 세계무역센터(WTC)가 있던 자리다.

오사마 빈 라덴의 배후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이 테러로 110층에 달하는 두 건물 사무실 입주자와 건물에 충돌한 항공기 탑승객.승무원, 구출에 나선 소방관과 행인 등을 포함해 거의 3천명이 숨졌다.

미국은 이 사건 발생 후 즉각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주범으로 알카에다 지도자인 빈 라덴을 지목, 지난 1일 사살하기까지 거의 10년간 그를 추적해왔다.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손에 확성기를 든 채로 이 자리를 찾아 "이 건물을 무너뜨린 사람들은 조만간 우리의 방문을 받을 것"이라며 복수를 다짐했다.

그리고 10년 뒤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헌화를 하면서 "우리가 잊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말한 것을 지키겠다는 뜻"이라며 미국의 다짐이 실현됐음을 알렸다.

이번 헌화식은 미국이 테러의 주범을 사살한 뒤 당시의 현장에 찾아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한 의미를 갖는다.

미 당국이 빈 라덴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자마자 미국인들이 몰려들어 환호한 곳도 바로 그라운드 제로였다.

미국 시민들은 당시 밤 늦게까지 주변 거리를 가득 매운 채 '유에스에이(USA)'를 외쳤고 미국 국가를 불렀으며 한쪽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을 켜놓기도 했다.

시민들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테러범이 사살됐다는 것에 열광했지만 과연 희생자들의 넋이 담겨진 성스러운 곳에서 빈 라덴의 죽음에 샴페인을 터뜨리며 '축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라운드제로에서는 매년 테러 발생일인 9월11일에 추도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 때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한사람씩 모두 불려지며 테러범들이 납치한 비행기가 무역센터 북측 타워에 충돌한 오전 8시46분, 남측 타워에 충돌한 9시3분, 두 타워가 각각 붕괴된 9시59분과 10시29분 등 4차례에 걸쳐 추모의 종이 타종된다.

지난해에는 그라운드제로 주변에 이슬람 사원(모스크)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논란이 빚어져 9.11 9주년 행사 때 찬성,반대파들이 그라운드제로 주변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측 시위대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찢거나 불태우는 등 아직까지 그라운드제로는 종교간, 인종간 갈등이 심화될 때마다 주목받는 자리가 되고 있다.

현재 이 자리에는 높이 541미터의 초고층 빌딩인 프리덤타워 건립 공사가 진행중으로 골조공사가 절반 가량 이루어졌다.

그라운드제로는 본래 핵무기가 폭발한 지점이나 피폭 중심지를 뜻하는 군사용어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카사키의 원자폭탄 피폭지점을 카리키는 용어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