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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멘토' 최시중, 종편에 돈봉투까지…불명예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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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전략의 선봉에 섰던 최 위원장은 재임 4년을 못 넘기고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치·언론을 조언하는 ‘왕사’로 불릴 정도로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각종 비리 의혹에 비판여론이 거세지면서 설 연휴 동안 사퇴 여부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조기에 ‘손절매’했다며 반기는 분위기도 나온다. 종합편성채널 특혜 논란에 이어 측근 비리 의혹으로 고심이 컸던 여권 내부에서는 최 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4월 총선 전에 정리되길 기대하는 기류가 강했다.

최 위원장이 사퇴 결심을 굳힌 데는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보도가 결정적이었다. 돈봉투 파문이 언론을 통해 불거지자 야당과 시민단체는 물론 한나라당에서조차 최 위원장 사퇴가 공개 거론되기 시작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돌린 사건에 연루된 데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 위원장마저 돈봉투 스캔들이 터져 나오면서 정권의 부담이 커진 때문이다. 총선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 특히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아우성쳤다는 후문이다.

최 위원장은 애초 총선까지 버텨 보고 이후 사태를 관망한다는 전략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의 ‘양아들’로 알려진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해외도피)이 김학인 EBS 이사가 준 수억원대 뇌물을 챙긴 혐의에 대해 검찰 조사가 시작될 때만 해도 그럭저럭 버틸 만했다고 한다. 최 위원장 쪽도 검찰 수사나 법정 다툼에서 자신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방통위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범준 기자
그러나 최근 종편채널을 허용하는 등 미디어 3법을 통과시킨 대가로 2010년 국회 문광위원들에게 500만원씩 든 돈봉투를 돌렸다는 내용은 종편 특혜 논란과 맞물려 야당을 자극하는 ‘악재’가 됐다. 여권 내에서는 미디어법 처리에 기여한 뒤 방통위의 돈봉투를 받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명단이 밝혀질 경우 종편 특혜를 주도한 방통위와 한나라당 의원 간 ‘커넥션’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야당 쪽 고위 간부는 “막무가내식 종편 허가 특혜 후유증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최 위원장 본인은 금전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종편 허가가 총·대선을 앞둔 여권의 언론 장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최 위원장에게 결코 좋은 여론이 형성될 수 없다”고 풀이했다.

최 위원장이 사퇴를 표명한 27일 방통위 내부에선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종편에 특혜를 주고 뇌물을 받으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끝까지 권력을 지키려던 사람임을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검찰은 그의 모든 의혹에 대해 전면적인 수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의 사퇴에 따라 방통위가 추진해온 현안의 향방이 최대 관심사다. 광고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방송사 직접광고영업을 통제할 미디어렙법의 국회 처리가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종편 광고를 간접지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KBS 수신료 인상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들은 모두 ‘방송구조 개선”이라는 이름 아래 최 위원장이 추진해온 사안이다.

정승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