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검증 전남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범인 고종석(23)이 1일 오전 범행 현장인 나주시 영산대교 아래에서 사건 당시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전날 유치장에서 6시간 동안 잠을 잔 뒤, 아침밥까지 먹고 나타난 고종석은 현장검증 내내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나주=연합뉴스 |
고종석은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뒤 목을 졸랐으며 의식이 없어 도망쳤다”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A양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버려 성폭행 사실이 탄로날까 두려워 살해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범행 11시간 만에 발견된 A양은 고종석이 목을 졸라 그 압력으로 양쪽 안구의 핏줄이 터진 것으로 밝혀졌다. A양 목에는 강하게 눌린 흔적과 함께 손톱 자국도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왼쪽 팔을 물린 자국과 얼굴에 치흔, 멍도 확인됐다.
A양은 지난달 30일 오전 1시30분쯤 고종석에게 납치돼 영산대교 인근 둑길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최소한 6∼7시간이 지난 뒤 깨어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양이 의식을 찾은 뒤 영산대교 밑에서 기어 나와 발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종석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고종석은 한달 전 A양 집을 미리 방문해 12살짜리 큰딸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범행 대상으로 생각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범행 당일 A양의 12살짜리 언니를 납치할 계획이었으나 실수로 자고 있던 A양을 이불째 들고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고종석이 입고 있던 팬티에 묻은 핏자국은 A양의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1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가량 고종석이 자주 이용한 PC방과 피해자 A양의 집, 성폭행 장소에서 현장검증을 했다.
고종석은 2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광주지법에 출두해 “가족들에게 미안합니다. 죽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나주=류송중·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