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은 3일 병원 회의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A양을 정밀검사한 결과 항문과 직장이 파열돼 인공 항문을 만들어 그 기능을 대신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3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나주 성폭행 피해 초등생의 주치의가 환자의 현재 상태를 브리핑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이날 의료진은 A양의 신체 상태를 종합하면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라고 진단했다. 의료진은 또 아직까지는 재수술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봉합수술을 받은 중요부위가 감염되면 재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양은 성폭행 당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얼굴에 물린 자국과 등 부위의 긁힌 상처가 남아 있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A양은 지난달 30일 입원 이후 이날까지 장내 가스가 배출되지 않아 물만 먹으며, 영양수액제를 맞고 있다.
A양은 성폭행 후유증으로 심각한 정신적 불안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A양이 지난달 30일 입원 당시부터 정신적 불안 등을 포함한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보여 소아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A양은 경찰에 발견된 후 성폭행 가능성이 충분했는데도 곧바로 전문적인 의료 기관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인근 병원에서 응급처지를 하느라 상당한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지적됐다. A양은 지난달 30일 오후 1시 경찰에 발견된 이후 인근 동네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한 시간 후인 오후 2시쯤 시내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도 수술을 받기까지는 3시간 정도를 허비했다. 결국 A양은 이날 오후 5시부터 2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지만 병원 측은 처음에 복막염 환자로 알고 응급치료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경찰이 병원에 이송하면서 의료기관에 정확한 환자의 상태를 설명하지 않아 생긴 것으로 성폭행 환자에 대한 의료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광주=한현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