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장기 가입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심화되면서 전업주부 등 임의가입자들이 대규모로 탈퇴하거나,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들이 소득신고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국민연금에 등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오래 가입할수록 유리하다는 ‘진리’에도 젊은 층이 분노하는 이유는 뭘까.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월소득 200만원에 국민연금 15년 가입’이라는 똑같은 전제하에 현세대 노인과 미래세대 노인이 받는 기초연금액을 직접 예로 들기도 했다. 이 경우 내년 7월부터 기초연금을 받는 현세대 노인은 국민연금 41만6000원에 기초연금 16만1000원을 받는다. 반면 2028년부터 연금자격이 생기는 미래세대 노인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0%로 낮아져 같은 월소득에도 국민연금이 32만6000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기초연금은 19만1000원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기서 기초연금액만 비교해 미래세대 노인이 더 받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두 연금을 합한 총액 자체는 미래세대 노인이 결과적으로 월 6만원 덜 받는다. 이는 현재가치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실제 수급액 가치는 훨씬 적어진다.
만약 현행 기초노령연금안 유지를 전제로 기초연금안과 비교하면 미래세대 노인, 즉 젊은 층의 불만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현 노인세대는 기초노령연금을 9만6800원만 받지만 미래세대 노인은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3년간 평균소득)의 10%까지 인상하도록 돼 있는 법에 따라 20만원을 수급할 수 있다. 그런데 기초연금안으로 대체되면 10만원만 받는 사람이 훨씬 많아지기 때문이다.
정부안대로라면 현재 40대, 50대 국민연금 가입자 10명 중 4명 이상은 기초연금 전액을 받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언주(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기준 50대 가입자 461만3000명 가운데 43%, 40대 가입자 543만1000명 중 39%가 각각 가입기간 12년 이상이어서 20만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현행 기초노령연금은 재정적으로 지속가능성이 없게 설계됐기 때문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초노령연금은 2007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대폭 삭감하면서 완충장치로 도입한 것인데, 불과 6년 만에 ‘잘못된 정책’이라고 자인한 셈이어서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참여연대 김잔디 간사는 “정부안은 미래세대의 재정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포장했지만, 연금을 깎아버려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정부안을 설득하기 위해 자신들이 만든 기초노령연금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국민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수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