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상가 권리금 보호대책이 어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나왔다. 내년부터 상가를 빌려준 임대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현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 계약해야 하고, 모든 임차인은 건물주가 바뀌더라도 5년간 영업권을 보장받는다는 내용이다.
어제 경제장관회의는 상가 권리금만 다룬 게 아니다. 서민생활에 직결되는 각종 민생 시책을 ‘장년층 고용 안정 및 자영업자 대책’이란 이름으로 묶어 발표했다. 피부에 와 닿는 시의적절한 시책이 적지 않다. 영세 자영업자 난립을 막기 위한 자영업 생애주기 단계별 대책, 취업장려금과 채무조정을 제공하는 ‘희망 리턴 패키지’ 제도, 지방자치단체의 공영주차장 조성 시 국비 지원 등이 이런 맥락이다. 특히 2009년 용산 참사의 뇌관으로 작동했던 상가 권리금 난제 해결에 정부가 적극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사회 안전망에 큰 구멍이 뚫려 외부세력의 난폭한 개입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는 이제 단호히 끊어야 한다.
정부는 현재 취업자 10명 중 3명(28.2%)에 육박하는 자영업 비중을 18∼19%대로 낮추겠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방향은 잘 잡았다. 자영업의 환경은 밀림의 정글이나 다름없다. 비좁은 골목길에 늘어선 치킨 가게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대형 업체에 재갈을 물려 골목상권을 살려봐야 그 혜택을 누릴 자영업자는 거의 없다는 뜻이다.
서로 상충되기도 하는 관련 통계들을 종합하면 국내 자영업자는 적어도 600만명 안팎이다. 직장인보다 한 해 335시간 더 일하고 연간 소득은 518만원 더 적다는 통계도 있다. 음식·숙박업의 경우 3년 내 폐업률이 71%나 된다. 다른 업종을 택해도 3년 안에 10명 중 7명이 사업을 접는 것으로 집계된다. ‘공멸의 생태계’가 따로 없다. 이런 민생구조 아래에선 서민의 생활은 더 어려워진다. 자영업 비중 감소를 국책 과제로 여기고 실효성 있는 정책 수단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 개입을 통한 인위적 처방은 부작용과 역기능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장 상가 권리금 보호대책만 해도 임대인들에겐 불이익을 강제하는 불합리한 처방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게 하려면 주도면밀한 추진이 필요하다. 어제 나온 다른 대책들도 예산 압박 등 향후 넘어야 할 난관이 한둘이 아니다. 장관들이 무늬만 그럴싸한 대책만 툭 던져놓고 뒷짐을 져서는 곤란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법이다. 정부 대책이 서민 삶을 지키는 보배로 빛을 볼 수 있도록 효율적 실행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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