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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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남자한테 참 좋은데~ 당최 쓸 수가 없네


우리나라가 남성 육아 휴직 보장기간 OECD 1위인 것 알고 계셨나요? 제도상 1년이 보장되지만 이를 쓰는 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습니다. '남자가 무슨' 식의 따가운 시선 때문입니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 당최 쓸 수가 없네
(남성육아휴직 ‘OECD 1위’지만 못 간다는 게 함정)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육아 휴직을 쓴다고?!
딸이 태어났다고 두 달이나~

앞으로 자기 직원들도 4개월간 ‘유급’ 육아 휴직을 갈 수 있도록 바꿨다니!
멋진 아빠, 멋진 대표일세!
미국은 법률상 육아 휴직 제도도 없다는데 말이야~

뭐 우리나라도 뒤지지 않지!
남성 육아 휴직 보장기간 OECD 중 1위!
1년이나 갈 수 있다지?
(4개월은 명함도 못 내밀어~)

맨날 자살률, 저출산율, 교통사고 사망률 
이런 거만 1위 했는데.

근데 말이지.
여긴 아주 큰 함정이 있어.

1년이나 있어도 마음 놓고 못 쓴다는 거야.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 사용률은 4.45%로 저조하지
7만여 명 육아 휴직자 중 고작 3천여 명이 남자였어.
(근데도 외국 친구들은 수치만 보고 부러워하는 거 아닌가 몰라)

왜 못 쓰냐고? 눈치 보여서!
‘남자가 무슨 출산휴가냐~’ 상사가 이러는 거지.
거기다 자리 비운 동안 다른 사람들이 일을 더하잖아... 가뜩이나 야근도 많은데.

운 좋게 육아 휴직 승인이 떨어졌어도
두 발 뻗고 잘 수가 없어.

언제 잘릴지 모르니깐!

5년간 9706명이 육아·출산 휴가 중에 해고됐어.
이유는 ‘경영상 필요’!
말은 참 그럴싸하지? 

이런데 누가 감히 출산휴가를 쓰겠어. 책상 없어져~

근데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박하지 않았다고~
조선시대에는 노비도 육아 휴직이 있었어!
세종대왕은 여자 종에게 100일의 출산 휴가를,
남자 종에게 30일의 육아 휴직을 줬다구.

지금의 우린 조선 노비보다도 못 쉬는 거야.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말했지.

"직장에 다니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아이와 가족 모두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물론 아주 잘 알지만

우리 사회가 ‘좋은 아빠’ 노릇을 못하게 만드네ㅠㅠ

나도 삼둥이 아빠처럼 애들 잘 돌볼 자신 있는데...

이러니 애 키우기가 두렵다 두려워!

나진희·정예진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