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의 ‘독일 특급’ 그로저가 국가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웠기에 3-0으로 이겨도 모자랄 판에 먼저 두 세트를 따내고도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대역전패를 당했다. 공격·블로킹·서브 등 모든 면에서 상대를 압도했지만, 무려 42개에 달했던 범실에 자멸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파벨 모로즈 합류 이후 파죽의 6연승을 달린 대한항공이었기에 그 충격은 훨씬 더 컸다.
김학민 |
김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시즌 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까지 꼽혔던 대한항공엔 ‘연승 후유증’도 ‘충격패의 여파’도 없었다. KB손해보험을 3-0(25-19 25-22 25-22)으로 완파하며 다시금 비상을 위한 엔진을 켰다. 대한항공은 승점 45(15승7패)로 선두 OK저축은행(승점 50, 16승6패)과의 격차를 줄이며 선두 탈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승리의 주역은 토종 주포 김학민(33). 최근 김 감독의 고민은 김학민과 토종 주포 역할을 나눠 맡아야 할 신영수(34)의 경기력 저하다. 이 때문에 김학민은 매 경기 풀타임에 가깝게 코트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김학민은 김 감독에게 걱정 말라는 듯 블로킹 4개 포함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9점을 올리며 KB손해보험 코트를 맹폭했다.
구미=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