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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의 유니폼 넘버 10, 마라도나…'신'으로 불려

[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이 된 유니폼 넘버, 10…②마라도나, 펠레와 늘 대비되는 아르헨티나 영웅

1960~70년대가 분명 펠레의 시대였다면 80년대는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축구계를 주름 잡았다.  

▲아르헨티나에선 마라도나가 '신'이다

본명이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프랑코 (1960년 10월 30일생)인 마라도나는 결코 인정치 않지만 펠레라는 일생의 라이벌이 있다. 여기에 2000년대 들어 리오넬 메시라는 후배까지 라이벌로 등장했다.

사람들은 이들 3명 중 누가 더 위대한지를 놓고 자기 관점에서 목소리를 높이곤 한다.

분명한 것은 적어도 아르헨티나에선 마라도나가 펠레보다 더 위대하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마라도나를 '축구의 신'으로 부른다. 다분히 펠레가 축구황제로 불린 것을 의식한 일이다.

▲너무나 펠레와 닮은 꼴 마라도나

마라도나는 펠레와 대비될만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우선 펠레와 같이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마라도나는 만16세인던 1977년 2월 27일, 헝가리와의 A매치 때 국가대표 데뷔전을 가졌다. 펠레가 17살의 나이로 월드컵에 나섰던 것처럼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다.

마라도나는 1986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앞서 1979년 20세이하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기량을 선보이며 팀을 우승시켰다.

또 마라도나는 펠레와 같이 경기를 압도했으며 다른 이와 다른 경기스타일을 과시했다.

마라도나는 국가대표로 91경기에 나와 34골을 터뜨렸으며 프로리그에서 491경기 출전, 259득점을 올렸다.

▲ '신의 손' 그리고 6명을 제친 유명한 드리볼 골 

마라도나가 신의 경지에 오른 것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이다.

우리나라 팬들도 32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재진출한 한국이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와 예선 같은조에 속했기에 마라도나의 플레이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마라도나는 86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에서 축구 역사상 길이 남은 2가지 대 사건을 저질렀다.

잉글랜드는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 최소 4명의 수비수로 하여금 그를 에워싸게 했다.

전반을 0-0 득점없이 마친 마라도나는 후반 6분 잉글랜드 GK 피터 실턴과 공중볼을 다투면서 손을 머리위로 올린 뒤 볼을 골문안으로 슬쩍 밀어 넣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핸드볼 반칙이라며 펄쩍 뛰었지만 주심은 골을 선언하고 말았다.

경기후 마라도나는 자신의 골에 대해 "신의 손이 도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어 4분뒤인 후반 10분 마라도나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하며 자신의 두번째 골을 터뜨렸다.

자기 진영에서 볼을 잡은 마라도나는 악착같이 따라붙는 잉글랜드의 선수들을 무려 6명이나 따돌리며 60m를 질주한 끝에 슛, 골을 뽑았다.

피터 비어슬리, 피터 리드, 테리 부처, 테리 펜위크, 피터 쉴턴, 게리 스티븐스이 자기보다 머리하나는 작은 마라도나를 잡기 위해 죽을 힘을 다했으나 반칙조자 쓸 틈없이 하릴없이 길을 내주고 말았다. 

이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멋진 득점 중 하나로 반드시 꼽히는 장면이다. 마라도나의 개인기, 탄력, 볼터치 감각, 투지, 집중력, 리듬 등 모든 것을 하나로 압축시켜 놓은 골이다.

이 드리블 하나로 마라도나는 펠레와 버금가는 선수에서 누가 최고인가를 따지는 단계로 성큼 뛰어 올랐다.

▲ 악동 이미지가 흠, 감독도 낙제점

마라도나는 10대시절부터 돌출행동으로 유명했다. 실력은 출중하나 고삐풀린 망아지 처럼 종잡을 수 없어 소속팀과 대표팀 관계자들의 애를 많이 먹였다.

특히 1991년 도핑 테스트에 걸려 15개월 징계를 받는 등 마라도나는 코카인, 음주, 총기 사고, 탈세, 폭행, 과체중 등 온갖 말썽을 일으켰다. 

취재하려는 기자를 폭행하는 등 언론과의 관계도 좋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신체적 능력 등을 볼 때 좀 더 오래 선수생활을 하면서 월드컵 등에서 펠레에 부럽지 않은 업적을 남겼을 것이다.

펠레와 달리 마라도나는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하지만 지도자로서 신통치 못한 성적을 보여 안하느니보다 못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마라도나는 2010남아공월드컵때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독일과의 8강전에서 0-4로 참패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는 리오넬 메시, 카를로스 테베스,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디 마리아 등 초호화멤버가 포진했짐나 오합지졸로 변하고 말았다. 이는 감독 마라도나의 책임일 수 밖에 없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