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유력 정치인이나 특정 계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비례대표 공천권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후보를 공개 모집한 뒤 선발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함으로써 공천 잡음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 때 정당득표율을 기준으로 선출하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25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교섭단체(20명)를 구성하고 남을 정도로, 전체 새누리당이 차지한 의석(152석)에서 16.4%를 차지했다.
앞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18일 신년 회견에서 "비례대표도 상향식 공천을 적용해 직역별로 분류해서 모두 공개모집하겠다"면서 "직역별로 배심원단을 구성해 철저한 경선을 통해서 점수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직업과 연령, 사회적 배려층 등 정치적 다양성을 보완할 다양한 계층에서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 뒤 이들의 출마 이유를 듣고 적합성을 판단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평가단이 전국에서 올라온 지원자의 노래를 듣고 가수로 선발하는 TV프로그램 '슈스케'(슈퍼스타 K)의 콘셉트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평가단은 30여명으로 구성되는 '국민공천배심원단'이 맡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기득권을 깨뜨릴 것"이라면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인재 영입이 아닌 인재 등용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조 본부장은 경기도 혁신위원장 시절에도 '창조 오디션'을 도입해 벤처 사업가의 활로를 모색한 바 있다.
당시 창조 오디션은 예비 창업자가 업계 전문가와 투자자를 상대로 자신의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검증 받도록 한 뒤 채택되면 경기도와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창업 지원 프로젝트였다.
또 이번에는 여성 후보를 60% 공천하기로 함에 따라 기존에는 1번부터 여성을 홀수에 배치했던 방식을 '여-여-남'과 같이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역대 총선에서 청와대와 당 주류가 지역구뿐 아니라 비례대표에서도 상당 부분의 공천권을 행사했던 만큼 공개 오디션 방식을 도입한다고 해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를 선출할지는 담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또 이처럼 국민공천배심원단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할 경우 전문성을 갖춘 공정하고 객관적 인사들로 배심원단을 구성하는 게 성공의 최우선 요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당내 주류인 친박계와 비주류인 비박계간 주도권 샅바싸움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감안할 때 국민공천배심원단 구성부터 충돌이 예상된다.
한편, 새누리당은 지역구 후보 공천을 마무리하는 3월 중순께 비례대표 후보를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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