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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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예계는 악플과의 전쟁, 선처란 없다

 

요즘 연예계는 악플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한때 악플이 인기와 관심의 척도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최근 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더이상 묵과하지만 않겠다는 연예인이 늘고 있다. 

18일 류준열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류준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작성된 허위사실과 루머들이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올라오고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 맹목적인 인신공격, 욕설 글에 대해 법적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씨제스는 배우 이정재, JYJ 김준수 등 소속 연예인에 대한 악플에도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며 경고의 뜻을 전한 바 있다. 

레이양의 친언니 양현화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레이양이) 지금도 사고 이후 오토바이 소리만 나도 깜짝깜짝 놀란다"며 "지금 우리 가족은 심적으로 너무나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동생이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고 열심히 살았는지 너무나 잘 안다. 독하디 독한 악플들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고 18일 글을 남겼다. 

레이양은 지난 1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15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얼굴을 크게 다쳤고,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맸다고 밝혔다. 이후 레이양의 동창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양민화(레이양)·양현화 쌍둥이 자매가 중학교 때부터 유명했고 중학교 당시 양민화는 일진이었다"며 "양민화가 중2 혹은 중3 때 일진오빠 뒤에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가 나서 코 수술을 했고, 성형한 얼굴로 미스코리아 부산 진이 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고, 게시 글에 근거한 악플이 난무했다.  

레이양 친언니의 SNS 글은 해당 글과 악플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향후 법적 처벌까지 고려한 강경 대응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연예인들의 악플 대처는 강경하고 적극적이다. 가수 겸 배우 비 측은 지난달 16일 "근거 없는 루머 양산이나 인신 공격성 악성댓글 등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최초 유포자를 비롯해 확산을 돕는 그 어떠한 행동에도 강경 대응할 것이며 악성 댓글로 인한 추가적인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유명 가수, 배우, 방송인이 대거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일 소속 연예인들의 악플테러에 맞서 회사 차원에서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예인들의 악플 대처가 강경해진 것은 더이상 익명성에 기댄 악플에 무방비로 당하지만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댓글이 악성 루머로 번지거나, 단순 욕설과 비방성 댓글로 연예인 본인뿐 아니라 가족 등에까지 피해가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제껏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더라도 막상 악플러를 법적 처벌까지 이어진 사례는 드물었다. 같은 악플 행위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 선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악플러들이 대부분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데다 선처 이후 오히려 악플의 강도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최근 연예인들은 자기 보호와 더불어 악플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처하는 추세다. 이정재는 악플에 대한 법적대응 선포 후 명예훼손 혐의로 네티즌 30명을 고소해 10명은 약식기소 벌금형, 20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한 바 있다. 배우와 소속사의 적극적인 대처 움직임이 악플 정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