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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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도 이젠 내겐 적일뿐… 팀 승리 기여할 것”

‘황카카’ 황진성 2년 만에 국내복귀
“그토록 그리워하던 K리그에 돌아왔으니 많이 설레고 기대된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그라운드에서 멋진 모습으로 보여 주겠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절묘한 패스와 공격 조율 능력 등으로 ‘황카카’라고 불리던 황진성(32)이 성남FC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2년 만에 돌아왔다. 2013년까지 포항 스틸러스에서 무려 11년을 뛰며 200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챔피언, 2013년 K리그 클래식 우승에 큰 공을 세운 황진성은 2014년 초 포항을 떠난 뒤 벨기에 2부리그 AFC투비즈를 거쳐 일본 J2(2부리그) 교토 상가와 오카야마에서 뛰었다. 황선홍 전 포항 감독은 당시 “진성이를 잡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마음고생을 겪으며 국내 무대로 돌아온 그는 “요즘 프로에 처음 데뷔할 때의 들뜬 기분”이라고 말할 정도다. 서울 보인고를 다니다 포철공고로 전학한 그는 2003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11년 동안 279경기에 출전, 47골 58도움을 기록하는 등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태극마크도 달았다. 지난해 시민구단으로 최고의 성적을 낸 성남은 멀티플레이어 황진성을 영입하면서 베테랑 김두현(34)과 함께 공격 루트에 활로를 열게 됐다.

성남 김학범 감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전남 순천에서 동계 훈련 중인 황진성은 19일 “훈련량이 많고 힘들지만 너무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몸을 먼저 끌어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평소 지옥 훈련으로 정평나 있고, 그 덕분에 지난 시즌에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없었다. 황진성은 새벽, 오전 오후, 그리고 저녁 훈련 등 하루 7시간씩 맹훈련을 하고 있다. 해외리그에서 뛰는 동안 실전 경험이 부족했던 그는 “근력 및 체력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훈련을 한 지 9일밖에 안 됐지만 몸상태가 올라오는 걸 느낀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성품이 착하기로 이름난 황진성은 “외국에서 뛰는 동안 선수들과의 진솔한 소통이 그리웠다. 승리를 통한 성취감을 맛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진성에게 원클럽맨이라는 타이틀은 사라졌다. 그는 “K리그로 돌아오면서 독한 마음을 먹었다. 포항도 이제 적일 뿐이다. 포항 원정에 가더라도 열심히 뛰어 득점이나 도움을 하는 게 팀에 보답하는 길”이라며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