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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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칼바람… 임원급 110명 줄인다

조직 22% 감축
이명박 정부 시절 방만한 경영 실패의 후유증을 겪으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포스코그룹이 임원 30% 감축, 조직 22% 축소를 단행했다. 그룹 두뇌 역할을 해온 가치경영실은 재무 기능까지 편입해 가치경영센터로 확대 개편된다. 재무투자본부는 기술투자본부로 개편된다. 경영진에선 포스코 황은연 부사장, 장인화 전무가 각각 사장,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포스코건설 사장에는 대우인터내셔널 한찬건 부사장, 포스코켐텍 사장에는 포스코 이영훈 부사장이 내정됐다.

포스코그룹은 1일 기업 체질개선 및 조직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3월 정기임원 인사 당시 369명이었던 임원 정원을 110명 줄어든 259명으로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기인사〈24면 참조〉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에도 고강도 쇄신안을 발표하며 부실 경영 임원 25명을 퇴직시킨 바 있다. 2017년까지 지난해 말 기준 47개인 국내 계열사를 절반수준인 22개 정도로 줄이고 해외사업도 30% 정리하기로 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이번 인사에선 임원 감축은 물론 관리 및 지원 조직 최소화와 유사기능 간 통폐합을 실시해 실·본부 단위 조직을 22% 감축한 179개로 조정했다. 특히 올해로 3년차 임기를 마무리하고 연임을 결정짓게 될 권오준 회장은 직속의 가치경영실을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구조조정 의지를 나타냈다. 기존 가치경영실에 재무투자본부 내 재무실을 더한 가치경영센터를 출범시켜 그룹 경영전략 및 재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게 했다. 기존 재무투자본부는 ‘기술전략-연구개발-투자’의 상승효과를 거두기 위해 연구개발 기능이 더해진 기술투자본부로 개편된다. 이 역시 엔지니어 출신인 권 회장의 연구개발 강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경영인프라본부장인 황은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인 장인화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신설 기술투자본부장을 맡는다. 황 신임 사장은 철강 마케팅 전문가로서 포스코 CR본부장 및 포스코에너지 사장을 거친 후 지난해 포스코 경영인프라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포스코 측은 “마케팅, 홍보, 출자사 사장, 인사 등을 두루 섭렵한 통섭형 인재라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고 황 신임사장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포스코는 또 포스코건설을 필두로 주요 계열사 인사를 단행했다. SNNC 사장에는 김홍수 포스코 철강기획실장(전무), RIST원장에는 박성호 포스코 기술연구원장(부사장),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에는 우종수 RIST원장을 각각 내정했다.

포스코건설 한 사장 내정자는 1978년 대우그룹에 입사한 정통 ‘대우맨’ 출신으로 대우인터내셔널에서 다양한 글로벌 경험 및 경영역량을 쌓아 왔다. 포스코건설의 글로벌 영업력 강화를 위해 피인수 기업 경영진을 발탁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을 맡아 신사업을 주도해온 포스코켐텍 이 사장 내정자는 향후 이차전지 음극재 등 그룹 신성장동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포스코켐텍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통상 3월 정기주총에 맞춰 임원 인사를 단행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연초로 앞당겨 시행하고 있다. 전년도 성과를 바탕으로 조기 인사를 단행해 업무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