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학계와 민간은 물론 관료까지 살피며 홍 회장의 뒤를 이을만한 인물을 찾고 있다.
아직 최고 윗선에서 힌트를 주지 않다 보니 자천타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도 다양하다. 전현직 고위 금융당국자와 기재부 간부, 금융권 등에서 무려 10여명 안팎이 거명되는 상황이다.
우선 유력한 후보로 꼽히던 인사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다. 하지만 그는 '절대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현재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춘 인물로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된다. 진 원장은 정책금융공사장을 지낸 인물로 산은의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진 원장이 금감원을 비울 경우 다시 금감원장을 뽑아야 하는 부담이 있고, 정금공에서 자리를 옮긴지 1년이 겨우 넘어 현재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가능성이 높지만, 정작 본인이 비례대표를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 전 부위원장이 4월 총선까지 비례대표가 되지 못할 경우 산은 회장을 노려볼만 하지만, 업계는 4월까지 산은 회장자리를 비워두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능력 면에서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위원장의 이름도 거명된다.
기획재정부에서 후보를 찾아보겠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떠오른 인물은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2차관과 허경욱 전 1차관이다.
허 전 차관은 주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인기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허 전 차관은 지난 한국투자공사(KIC) 수장 자리를 노렸지만, 은성수 KIC 사장 밀린 바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이 교체될 경우 안종범 수석이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청와대에서 산은으로 내려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서강대 경제학과 총동문회장을 맡으며 자신을 어필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이 행장은 대한투자신탁증권대표와 우리은행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수출입은행장 등을 맡은 경력이 있다. 산은 회장까지 맡게 되면 '그랜드 슬램 달성'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나온다.
민간에서 나오는 인물로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부회장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이름이 거론된다.
단 이전 부회장의 경우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으며, 하 회장은 소매금융의 전문가라는 평가가 약점이다.
내부승진 이야기도 있다.
구동현 산은캐피탈 대표이사 사장과 김윤태 KB데이타시스템 사장은 산은을 거친 인물로 내부 업무에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다. 구 대표는 대구고 출신이며 김 대표는 서강대를 졸업했다.
산은 수석부행장을 지낸 김영기 전 산은캐피탈 대표이사도 하마평에 올랐다.
홍 회장은 후임에 대해 아직 추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학계나 관료, 민간 출신 등 다양한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는 상황"이라며 "AIIB 부총재에 대한 계약이 이뤄지면 홍 회장 사퇴를 발표하고 곧바로 후임자가 발표되는 모양새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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