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김종덕 문체부 장관 "대한체육회 눈에는 자리밖에 안 보이냐"며 경고

대한체육회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통합체육회 발기인총회 참석을 거부키로 한 것과 관련해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한체육회 눈에 보이는 것은 자기 자리뿐이다"며 강력 비판과 함께 경고했다.

김 장관은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열린 2016년 체육분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어젯밤부터 통합체육회 관련 뉴스를 보면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대한체육회에 대해 우려되는 점이 상당히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종덕 장관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지난해부터 계속 추진된 일인데 왜 이렇게 계속 시끄러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대한체육회장이 지금 진행되는 일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김정행 회장을 직접 겨냥했다.

김 장관은 "어제 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회에도 회장님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며 "회장님 허락도 없이 통추위가 일을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본분을 잊은 것이 아닌지 굉장히 걱정된다"고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대한체육회 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 11일 통합체육회 정관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통합체육회 발기인총회 참석을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IOC 승인을 미리 꼭 받아야 하는 거라면 지금까지 뭐하다가 이제 와서 그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냐"고 대한체육회에 질문을 던졌다.

김 장관은 "통합을 좋은 뜻으로 하자고 시작한 것인데 이런 좋은 뜻을 훼손하는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의심된다"고까지 했다. 

김 장관은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을 둘 다 대한체육회가 가져가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국민생활체육회는 통합체육회 명칭을 '대한체육회'로 하는 안에 대해서도 양보했다"고 통합체육회 사무총장 자리가 국민생활체육회 몫으로 내정된 것에 대한 대한체육회 내 일부 반발을 꾸짖었다.

이에 대해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제가 변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 같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통합체육회장 선거를 올림픽 이후로 미룬 것은 올림픽을 잘 치르자는 의도이기 때문에 올림픽을 잘 치르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국민생활체육회 강영중 회장은 "장관이 오죽하면 그런 말씀을 하셨을지 통합의 당사자로서 부끄럽기 한이 없다"며 "체육단체 봉사라는 것은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체육인 본연의 자세를 강조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