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안보·경제 위기의 '쓰나미'가 몰아치고 있다"고 운을 뗀 원 원내대표는 "안보 위기와 경제 위기라는 거대한 쓰나미 앞에서 튼튼한 방패막이 돼 줄 '방파제'를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먼저 안보 위기론을 설파했다. 안보 위기의 주범은 북한으로 지목했다.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를 "안보 위기의 먹구름"에 가뒀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건넨 '화해와 협력의 손길'을 (북한은) '무력 도발이라는 주먹질'로 응답했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우리의 손길을 뿌리치고 주먹을 휘두른 만큼, 우리도 '정당방위' 차원에서 주먹을 쥐어야 한다는 논리다.
우리가 쥐어야 할 무기로 원 원내대표는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미사일 보유'를 제안했다. 미국 전술 핵무기를 한반도에 다시 배치하거나, 남북의 동시 폐기를 전제로 자체 핵무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비가 올 때마다 옆집에서 우산을 빌려 쓸 수는 없다"는 비유를 들어 미국 '핵우산'의 한계를 지적했다. 따라서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우리 스스로도 '우비'를 튼튼하게 갖춰 입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원 원내대표는 다만 애초 연설문에 명시했던 '조건부 핵무장'을 수정본에서 삭제했다. 어떤 명분에서든 핵무장을 주창하는 것은 현재까지 한반도의 비핵화를 천명한 정부의 방침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원 원내대표는 4차례에 걸친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 규정했다. "힘의 균형이 무너질 때 평화도 무너진다"는 언급처럼 핵에는 핵으로 맞서야 힘의 균형이 유지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은 셈이다.
또 한·미가 논의에 착수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찬성하면서 사드 배치에 거부감을 보이는 중국을 향해 "사드 배치에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 문제인 북한 핵개발 저지에 적극적이고 성의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안보 위기에 더해 경제 위기가 한반도를 엄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 경제의 침체, 저유가 등 "세계 곳곳에서 경제 위기가 밀려들고 있다"는 게 원 원내대표의 지적이다.
이런 경제 위기를 버텨내려면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하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조개혁 없는 단기 부양은 '칼끝에 묻은 꿀'을 핥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구조개혁을 외면한 채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에만 의존하려 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노동개혁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호법, 파견근로자보호법 등 4개 법안을 두고 원 원내대표는 "자동차가 네 바퀴로 굴러가는 것처럼 노동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선 반드시 일괄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또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을 지목, 이들 진보 성향 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정쟁으로 악용하려고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아울러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교육청이 매년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이 재연되지 않도록 관련 법령의 재정비도 다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 밖에 가칭 '청년희망기본법' 제정을 당 차원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에 기업의 청년 의무고용과 청년 고용 시 세제·금융 혜택 등의 내용을 담을 계획이라고 원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설명했다.
정치개혁 분야의 핵심 과제로 원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망국법'으로 규정한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의 개정을 꼽았다.
그는 "국회선진화법은 우리 헌법이 규정한 다수결의 원칙에 위배되는 사실상 '만장일치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연합뉴스와 KBS가 여론 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조사, 전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 선진화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56.1%로 '국회 선진화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 28.0%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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