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경제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 단장인 강석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1차 TF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과거 중국의 행태 등을 놓고 봤을 때 경제적 제재가 현재 우리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사드 배치 등과 관련된 상황에서는 정경분리원칙 자체가 흐트러질 수 있는 새로운 국면에 와 있을 수 있다"며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만큼 "중국이 경제적 제재를 가한다면 매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회의에서 중국 측의 제재 수단으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포함되지 않은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각종 비관세 장벽을 높인다거나, 한국상품의 조그만 부실을 중국 언론매체를 통해서 대형불량제품으로 침소봉대하는 방법 등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생검역, 환경규제, 소비자안전규제 등 비관세장벽조치는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는 "다양한 정치적 굴곡에도 한중관계에서 정치와 경제의 분리원칙이 지켜져 왔다"면서도 "고위급·중간급·실무자급 간에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소통하겠다"고 답했다고 강 의원은 전했다.
TF는 아울러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 리스크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상당기간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지정학적 리스크는 남북 당사자 간 이슈였으나, 이제는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의 지정학적 이슈로 발전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같은 주장의 근거다.
강 의원은 "그간 경제적 악재들이 누적된 상태에서 선진국 관련 악재까지 가세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돈상태로 몰아가고 있다"며 "최근 20∼30년 내에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파열음이 나는 상황은 겪어보지 못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2008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에는 금융분야의 위기였으나 이번에는 금융뿐만 아니라 실물경제부분에서의 침체가 동반된 상황이라 만약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2008년 위기보다 더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이날 TF에서는 세계경제 침체의 여파로 한국에서도 자산가격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 당국과 한국은행이 '디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역할을 강화해달라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디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서달라는 주문은 곧 16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금리 인하를 요청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TF 위원 간 의견이 엇갈렸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TF 회의에서 나오긴 했으나, 경상수지가 45개월째 흑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통화스와프를 추진한다면 우리나라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고 강 의원은 전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보유액 부족 등 비상 시기에 한국의 원화와 상대국 통화(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를 맞바꿀 수 있는 협약을 말한다.
이 밖에도 210일 만에 어렵사리 국회 문턱을 넘은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에 대한 시행령 작업이 빠른 속도로 진척되고 있지 않다는 질타도 나왔다고 강 의원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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