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20여명의 영입인사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이들에게 "누구보다도 (지역구는) 본인이 결정해야 할 일이 맞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만약 지역구 등 자기의 뜻을 정한 사람이 있으면 뛰라"며 "새로 영입된 인사들이 당을 위해 열심히 해보자"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날 오찬은 영입인사들의 요구로 이뤄졌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지역구 선정이나 전략공천 등 당 차원의 움직임이 없어 답답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을 영입하면서 모든 인사들을 전진 배치하겠다던 문재인 전 대표 측의 입장과는 달리 김종인 지도부는 30명에 가까운 모든 인사들 중에서도 또다시 '옥석(玉石)'을 가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이들의 공천 여부가 늦어지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을 제외하고는 경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소위 '더불어 어벤저스'라는 '스타급' 인사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나 김병관 웹젠 의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은 각자의 총선 출마 지역구가 거론되고 있고 아예 지역구를 정한 인사들도 더러 있지만 상당수는 출마 지역 결정을 당에 위임한 상태다.
영입인사들은 당에 모두 권한을 맡겼는데, 당이 정해주지 않아 옴짝달싹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는 입장이지만 더민주 측은 선거구획정과 공천 일정이 늦어진 것일뿐, 차별을 했던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과 홍찬선 공천관리위원장도 이 자리에 배석해 이 같은 의견을 청취했다. 정 단장은 이들의 토로에 "심사숙고해서 전략을 짜고 있다"며 "당에 믿음을 주고 맡겨주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모두 다 비례를 줄 수도, 모두 다 전략공천을 할 수도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며 "결정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 지도부와 영입인사들 사이에서 지역구와 공천 여부를 놓고 '핑퐁게임'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당에서 "일단 지역을 정하면 도와주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영입인사들의 불만 요인이다. 대부분이 정치신인둘인데, 어디로 출마해야 승리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할 수가 없어 곤란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당에서 배치하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한 사람들이지 않느냐"며 "본인들을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 당에서 조속히 전략을 짜고 배치해달라는 요구인데, 우리도 답답하다"고 전했다.
이미 영입인사들 사이에서는 "당이 '스타급' 인사들과 그렇지 않은 인사들에 대해 다른 대우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는 이들의 배치 여부를 내주 한꺼번에 발표할 계획이다. 지역구가 결정이 되면 예비후보 등록도 영입인사들이 한꺼번에 마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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