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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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소비·투자 동력 상실… 경제는 '겨울잠'

수출 14개월 연속 하락
소비·투자도 활기 잃어
정부 ‘부양 보따리’ 준비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수출이 최장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생산과 소비, 투자마저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도 3월 위기설이 나돌 정도로 분위기가 흉흉하다. 국제유가가 이달 비수기를 맞아 급락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월 수출액(통관기준)은 364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2%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 연속 하락세로, 역대 최장기 기록이다. 생산과 소비, 투자도 활기를 잃었다.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줄었고, 소매판매도 1.4%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 등의 하락으로 6% 줄었다. 실물경제 전반에 드리운 장기불황의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제금융시장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불안감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미국과 유럽중앙은행, 일본 등 우리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국가들의 통화정책 회의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이들 국가가 시장의 기대만큼 유동성을 풀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제가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미니 부양책’을 발표한 기재부는 조만간 수출·고용·소비 패키지 부양책을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또 이달 안에 청년·여성 고용 대책과 소비재 수출 활성화 방안, 내집연금 3종 세트 출시 방안 등을 잇달아 발표할 예정이다. 상반기 중으로 규제 프리존 산업별 규제 특례 및 정부지원 방안(5월), 소상공인 지원 3개년계획(6월)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글로벌 경제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인 대책들이 고용과 소비, 수출 등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