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인원·정재우 교수팀은 최근 5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40세 이상 남녀 1만4천967명 중 평균 29년 전에 폐결핵 진단을 받은 822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숨이 차고 가래·호흡곤란·만성 기침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폐기능이 50% 이상 떨어져야 증상을 자각할 수 있고, 폐 기능이 30%밖에 남지 않으면 생존율이 1년밖에 되지 않아 암보다 무서운 질환으로 꼽힌다.
연구팀에 따르면 보통 사람이 만성폐쇄성질환에 걸린 확률은 12.3%인 반면 결핵 치료를 받았던 사람의 경우 29.1%가 만성폐쇄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즉 과거 폐결핵을 앓은 사람 약 3명 중 1명에게서 만성폐쇄성질환이 발생했으며, 발병 확률 역시 병력이 없던 사람에 비해 2.3배 이상 높은 셈이다.
같은 폐결핵 치료 경험이 있더라도 흉부 엑스레이상 결핵 흔적이 남아있는 경우가 흔적 없이 나은 사람보다 만성폐쇄성폐질환 발병 확률이 2배 이상 높았다.
또 폐기능 검사 결과 과거에 폐결핵을 진단받은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폐기능 수치가 유의하게 더 낮았다. 기침이나 호흡기 증상으로 인한 활동의 제한도 결핵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폐결핵 경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치료를 끝냈더라도 장년층이 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을 사전에 감시해야 하는 필요성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정재우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결핵력이 있는 경우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조기 진단을 위해 정기적인 폐기능 검사를 해야 한다"며 "특히 본인이 흉부 엑스레이에서 결핵의 흔적이 남아있다면 발병 확률이 더 높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Public Library of Science)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SCI-E)인 'PLoS One' 저널에 게재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