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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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작품 창조하듯 해야”

메이크업 아티스트 레오제이
‘2NE1 씨엘 화장 따라하기’ 동영상 화제
유튜브 누적 조회 수 89만4000여회

“정말 어렵게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갔는데, 결국은 제가 하고 싶은 것 하게 되더라고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겠다니까 부모님이 정말 걱정 많으셨는데 그래도 ‘좋아하는 거 하면 잘 되겠지’ 하고 마음먹었죠.”

 

지난달 말 서울 삼성동 트레져헌터 스튜디오에서 열띤 모습으로 뷰티 방송을 진행하던 ‘레오제이’. 조명이 꺼지자 앳된 얼굴의 스물 다섯 살 청년 정상규로 돌아왔다. 중학교 때부터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았다. 4년 전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좋아 시작한 분야지만 쉽지 않았다. 홈쇼핑 메이크업, 잡지사 화보촬영 등에서 무보수로 경력을 쌓아야 했다. 그러던 중 트레져헌터에서 일하던 지인으로부터 “크리에이터를 해봐라”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진지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거절했으나 다시 마음을 바꿨다. 1인 방송을 시작한 지 5개월째인 지금 결과는 대만족이다. 2NE1의 리더 씨엘 따라하기 메이크업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되며 공중파·케이블TV에도 출연하게 됐다. 큰 화장품회사 광고 제안도 들어왔다.

 

 

지난달 25일 서울 삼성동 트레져헌터 스튜디오에서 레오제이가 메이크업 요령을 알려주는 인터넷 생중계 방송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일 자체가 너무 즐겁다고 한다. “메이크업 일이 항상 누군가를 꾸며주는 보조적 입장이었는데 이제 내가 직접 출연하고 기획도 하고,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게 너무 재밌다”고 레오제이는 말했다. 크리에이터 작업에 필수인 카메라·노트북·조명 등의 구입 비용이 초기 다소 부담이었다지만 지금 그런 경제적 어려움은 다 해소된 눈치다.

 

유튜브 레오제이 채널의 구독자 수는 11일 현재 구독자 4만6678명, 총 조회 수는 89만4696회다.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 등에 가면 알아봐 주는 이들이 생겨났다. 지금까진 주로 문방구에서 사 온 색상전지를 방 벽에 붙여놓고 짤막한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지난달부터 트레져헌터 스튜디오에서 두 시간 생방송을 고정 진행하고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보는 사람도 좋아합니다. ‘돈을 벌어야지’, ‘인기를 끌어야지’가 목표가 되면 성공하기 어려울 듯해요. 좋아하고 부지런해야 작업물이 정기적으로 나오고 뚜렷한 목표를 잃지 않을 듯합니다. 앞으로도 단순한 ‘유튜버’가 아니라 실력 있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계속 경력을 쌓고 싶습니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