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높은 직업군은 역시 전문직종이 많았다.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소득을 거둔 직업군은 내과의사였다. 이들의 연평균 기본 수입은 18만달러(약 2억736만원)였다. 미국 변호사들 평균 수입은 14만4500달러(약 1억6600만원)로 2위, 연구개발(R&D) 관리자가 14만2120달러(약 1억6372만원)로 3위에 올랐다.
4∼6위는 소프트웨어 개발 관리자(13만2000달러), 약국 운영자·전략 기획자(각 13만달러)였다. 이어 소프트웨어 개발자(12만8250달러), 집적회로 개발자(12만7500달러), 정보기술(IT) 매니저·솔루션 개발자(각 12만달러) 순으로 연봉이 높았다. 약사는 11만8000달러로 13위, 재무관리자와 보험계리인 등은 11만5000달러로 15위, 19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같은 전문직이더라도 직군별로 수입이 크게 달랐다. 영국의 수련의들은 정부의 의료개혁안에 항의해 올해 초 두 차례 이상 총파업과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정부가 수련의 기본급을 인상하는 대신 월급 비중이 높은 야근수당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저임금과 잦은 당직에 고통 받던 수련의들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인디펜던트는 레딧이 최근 전 세계 이용자들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소셜 신문고를 근거로 ‘제대로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직업군 10개’를 선정했다.
첫 번째는 직종을 불문한 ①야간 당직자였다. 아이디 말론브란도는 “야근을 밥 먹듯이 하다보면 몸상태는 물론이고 사회생활도 엉망진창”이라며 “그런데도 수당은 쥐꼬리만큼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②긴급의료요원들도 불만이 많았다. 아이디 ‘cupOBeverage’는 “자살 현장에서 뒷처리를 하는 게 주된 일과”라며 “그런데도 주어지는 급여는 시간당 12달러(약 1만3800원) 뿐”이라고 말했다.
의사가 아닌 ③의학 연구자들도 불만이 많았다. 한 관련 종사자는 “치료법 개발 등을 위해 박사학위까지 땄다. 참으로 운이 좋게도 연수입은 3만5000달러(약 4000만원)나 된다”고 말했다. ④정신과 종사자는 “정신보건 분야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석사학위까지 땄다”면서 “일주일에 50시간 근무는 예사이고 주말, 휴가는 꿈도 못꾸는데 한해 받는 돈은 4만5000달러(약 5100만원) 정도”라고 한탄했다.
⑤건물 관리인과 ⑥노인요양원 간호사, ⑦보육교사들도 비슷한 처지였다. 아이디 ‘scottevil110’은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하고 난 뒤 받는 임금은 시간당 13달러(약 1만5000원) 뿐”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미국에선 ⑧수의사도 ‘빛 좋은 개살구’였다. 한 수의사는 “대학에서 4년 동안 수학하면서 학자금 15만달러를 빚졌는데 벌어들이는 돈은 한해 5만∼6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⑨병원 위생 담당자들도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비해 소득이 턱없이 적다고 불평했다. 관련업종에 종사하는 아버지를 둔 한 네티즌은 “아버지 임금은 시간당 15달러(약 1만7200원)”라며 “병원 내 감염 등 의료사고 최선봉에 선 이들에 대한 대접이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마지막은 ⑩교사였다. 아이디 ‘ScubaSteeeve’는 “하루 10시간 근무를 하고 난 뒤 집에 돌아와서도 3시간 더 업무를 본다”며 “그럼에도 학교 당국은 페이가 너무 높다고 불평을 늘어놓곤 한다”고 혀를 찼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