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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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던지기전에 고려해야 할 6가지 전략


항상 리더 언저리에서 주저앉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좋게 말하면 참모이고 나쁘게 말하면 영원한 '넘버2'들이다. 이들은 나름 야망과 열정, 실력을 갖고 지금의 위치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어느 순간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힌다. 바로 넘버1, 즉 조직·기업의 오너 때문이다. 오너들은 자신의 리더십을 위협하는 넘버2가 눈엣가시다. 2인자들의 고민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주저앉을 것인가, 뛰어넘을 것인가.

영국 BBC방송은 최근 ‘당신의 보스에게 사표를 내기 전 고려해야 할 6가지 사항’을 소개했다. 당신이 회사 안팎에서 두루 인정받는 커리어를 쌓았다 하더라도 종신멤버인 오너 눈밖에 나면 내쳐질 수밖에 없다. 어차피 뛰쳐나올 회사라면 마지막 시간을 최대한 자신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보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별다른 고민이나 치밀한 전략 없이 사표를 던질 경우 당신에게 남는 것은 자책과 후회, 비웃음 뿐이다. 


1. 모든 규칙에 예외는 있다
당신의 능력이 출중하고 평판이 뛰어날수록 오너가 “회사 사정이 어렵다”며 사표를 압박하는 순간이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다. 미국의 경영 컨설팅 업체 ‘비즈니스 멘토스(Business Mentors)’ 앨 스튜어트 대표는 “모든 임원진은 그간의 ‘꿈의 공간’을 언제 떠나야 할지를 고민하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응당 젊은날 시간과 정력을 들여 일군 ‘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목구멍까지 배신감과 비애가 치밀어 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결코 분노해선 안된다. 당신은 직원이고 상대는 의사결정권자이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 지난날의 노력과 실적을 하소연하는 것은 쓸데 없는 짓이다. 다만 분위기는 살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오너가 직간접적으로 ‘회사를 떠나라’고 요구했을 때 자신 만큼의 능력과 통솔력, 열정을 갖춘 대안을 확보했는지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2인자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나 불만에서 ‘구조조정’이라는 운을 떼본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이같은 말을 들었을 경우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봤자 2년 안팎이다. 당신이 최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점은 ‘이 회사에서 지낼 시간이 얼마나 남았나’이다.


2. 빠르면 빠를수록 낫다
당신이 단 한 번도 게으름을 피지 않았고, 위기 때마다 앞장서 해결책을 마련했다는 것은 회사도 알고, 오너도 알고, 부하직원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오너에겐 보다 젊고, 트렌디하고, 충성도가 높은 대안이 많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미련을 둬선 안된다. 20대 후반부터 시작된 커리어가 일단락되고 제2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는 게 낫다.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그동안 몸담아온 회사에서 쌓아온 경력과 인맥, 평판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이냐에 관한 고민이다.

미국 오하이오대학 언론대학원에서 전략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고 있는 댄 파카스 교수는 “회사 오너와의 관계가 어떻든지간에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진가를 인정해주는 우군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카스 교수는 “무엇보다 (앞으로도) 당신의 연장을 (보다 유용하게) 연마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당신이 새 직장을 얻겠다고 결심을 했다면 물심양면으로 당신을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설 수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3. 무엇보다 야망이 중요하다
조만간 혹은 가까운 미래, 새 커리어에 관한 그림이 그려졌다면 당신의 목표나 야망이 뭔지를 다시 한 번 정리해놓는 게 중요하다. 벨기에 블레릭경영대학원의 코엔 데베틴크 학장은 “예전 직장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영역에서도 변함없이 진가를 발휘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이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야망을 도전, 자율성, 창의력, 평생교육, 사회적 인정 뭐라고 불러도 크게 상관없다. 데베틴크 학장은 “목표의식이 확실한 사람만이 새로운 직업에서도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4. 지금 바로 미래에 투자하라
세상사는 성쇠를 거듭하기 마련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떨 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회가 한꺼번에 찾아오다가도 기회는커녕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순간에 맞닥뜨릴 때가 있다. 데베틴크 학장은 이같은 시기를 ‘투자의 기간(investment periods)’이라고 표현했다. 눈높이를 한껏 낮추고, 과거 스킬이나 경험과 무관한 일터를 찾는다 하더라도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 이 시기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무기는 지긋한 인내와 꾸준한 투자이다. 그나마 물이 어느 정도 차 있을 때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투자에 진력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제2의 인생을 앞둔 중년의 지혜다.

5. 사표 쓰기 전 직접 확인하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이 들면 먼저 선수를 쳐야 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인력개발업체 ‘오피스 팀(Office Team)’의 인사 책임자 브랜디 브리턴은 “향후 계획과 목표가 정해졌으면 실행에 나서기 전 당신의 상사에게 ‘내가 왜 이 시점에서 회사를 관둬야 합니까’라고 묻는 것을 주저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브리턴은 “오너와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당신의 새 목표에도 부합하는 회사 내 다른 일자리를 제안받을 수도 있고 당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사외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6. 결심이 섰다면 도전하라
더 이상 현재 직장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선다면 이후 인생을 가장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야 한다. 절대 좌고우면해선 안된다. 인도의 패션 회사 ‘그로우쓰360(Growth360)’를 설립한 아칸크샤 말리크는 “미련 때문에 계속해서 과거에 집착한다면 자기위안이나 좌절밖에 남는 게 없다”며 “이같은 마음자세는 그나마 남아있던 기회마저 날려버릴 수 있다”고 충고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도전하지 않는다면 결과에 대해 어떠한 이유를 대든지 간에 결국엔 ‘루저’라는 낙인밖에 남지 않는다는 조언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