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혐오’ 논쟁으로 번지며 사회적 갈등을 낳은 ‘강남역 인근 화장실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34)씨는 24일 현장검증에 앞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직한 목소리로 이같이 답했다. 지난 19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찰서를 나설 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것과 달리 김씨는 이날 취재진에 말문을 열었다.
태연 ‘20대 여성 묻지마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34)씨가 24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현장검증을 마친 뒤 사건이 발생했던 건물 밖으로 나서고 있다. 하상윤 기자 |
김씨는 ‘피해자 가족에게 전할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여성의 실명을 언급하며 “개인적 원한이나 감정은 없다. 어찌 됐든 희생이 됐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좀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원한이 없는데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질문에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형사님들한테 말했고 차후 조사받는 절차나 과정에서 이유, 동기에 대해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김씨는 마네킹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는 등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특별한 감정 동요는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검증 이후 이전과 달리 김씨가 피해자에 대한 죄송한 마음을 간간이 표현했다”고 전했다.
시민청으로 옮긴 추모 공간 24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 마련된 ‘강남역 인근 화장실 살인 사건’의 피해자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전시된 추모 글들을 바라보며 지나가고 있다. 하상윤 기자 |
김승환·이창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