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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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에 유일 출전 러시아 육상 클리시나, 여자멀리뛰기 결승 진출

천신만고 끝에 러시아 육상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여자멀리뛰기 선수 다리야 클리시나(Darya Klishina). AP연합뉴스
러시아 육상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다리야 클리시나(Darya Klishina·25)가 여자 멀리뛰기 결승에 진출했다.

클리시나는 16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멀리뛰기 예선에서 6m64를 뛰어 상위 12명이 나서는 결선행을 확정했다.

클리시나는 이날 2·3차 시기에서는 실격 처리를 받았지만 앞선 1차 시기에서 6m64를 뛰어 전체 8위의 기록으로 결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1위는 6.87m를 뛴 세르비아의 이바나 스파노빅이, 2위는 6.82m를 기록한 독일의 말라이카 미함보가 각각 차지했다.

클리시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은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러시아 육상 선수 68명이 리우 올림픽 출전 희망서를 제출했지만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 의혹이 드러나면서 그만이 출전이 허락됐다.

즉 클리시나가 3년 전 미국으로 이주해 ‘러시아의 도핑 시스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단, 조건은 러시아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 출전.

그러자 이번에는 조국 러시아가 개인 자격 출전이라며 그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는 출전의지를 꺾지 않았다.

리우 올림픽 개막 직후에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클리시나의 도핑 기록에 새 의혹이 있다며 출전 자격을 다시 박탈하려 했다.

클리시나는 이에 곧바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CAS가 예선전 하루 전인 지난 15일 그의 출전을 권고하면서 겨우 예선전을 치를 수 있었다.

‘가장 섹시한 육상선수’로 꼽히며 모델로도 활동 중인 그는 경기 직후 “올림픽에 출전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평소처럼 러시아 팀의 일원으로 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불행하게도 난 혼자 이곳에 왔다. 그래서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내내 정말 불안했다. 제대로 훈련도 못하고 가볍게 몸을 풀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서 출전 허용이 결정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도핑에서 깨끗한 선수라는 것을 인정받았고 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힘들었던 시기가 끝났고 올림픽을 즐기는 일만 남았다”는 기쁨을 밝히기도 했다.

여자멀리뛰기 결승은 17일 오후 진행된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