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연세대학교에서 발생한 사제폭발물 사건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학원생 김모(25)씨의 범행동기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승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김모(46) 교수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었던 과격한 수단까지 동원한 데 대해 단순히 개인적이고 이례적인 사건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개인의 마음에 쌓인 불만과 스트레스 등을 여과 없이 폭력적 형태로 드러내는 세태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입시와 취업만을 목표로 한 무한경쟁식 교육이나 도구화된 인간관계 등을 성찰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전 팀장은 ”(피의자는) 주위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기보단 혼자서 상상의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풀려고 했을 것 같다”며 “사소한 일에도 불이익을 당한다고 느끼며 마음속에 불만이 쌓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김씨처럼 무한경쟁 시대에 바람직한 갈등 해결 방식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고립된 사람들은 극단적인 행동을 할 경향성이 높은 만큼 주변의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사소한 감정 문제에서 비롯된 갈등과 분노를 폭력적으로 표출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의정부에서는 30대 여성이 헤어진 남자친구의 얼굴에 염산을 뿌렸고, 지난 8일 경남 양산에서는 고층 아파트에 사는 40대 주민이 홧김에 아파트 도색작업을 하던 근로자의 안전용 밧줄을 칼로 잘라 무고한 근로자를 숨지게 했다. 두 사건 피의자들은 “욱하는 마음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특히 요즘 청년층은 자신이 겪는 원한과 불만을 밖으로 드러내겠다는 심성이 이전 세대에 비해 강해졌다”며
“그만큼 앞으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으니 신속하게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도 “학내 인권센터 등이 강화돼 학생과 교수 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합리적 해결을 권고하는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병리 현상을 낳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인성교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는 “누군가의 나쁜 심성이나 약한 정신력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며 “중고등학교에서 인성교육, 감성교육을 너무 소홀히 하는데, 학교 교육의 방향이 변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수·김범수 기자 winteroc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