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30일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대출을 끼고 주택이나 상업용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은 이미 시중은행 금리가 적잖게 오른 분위기에서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상환 압박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금리인상이 완만하더라도 대출 규제가 겹쳤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의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로 집값 상승 요인이 최소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입주물량이 급증하는 경기 지역과 일부 지방 아파트는 집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신규 분양시장은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한 곳의 청약수요가 줄어들며 부진이 예상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출 규제에다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잔금 대출 전환 시 일부 지역에선 입주 포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상승 기대가 꺾인 부동산 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오거나 시중 부동자금이 금융권 고금리 상품으로 흘러가는 ‘머니 무브’ 가능성도 제기한다. 은행들은 발 빠르게 예·적금 금리를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6.53포인트(1.45%) 내린 2476.37로 장을 마쳤지만 금리인상의 영향이라기보다는 미국 증시에서 IT(정보기술)·반도체 종목이 대거 하락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외국인이 올해 가장 큰 규모인 591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 오른 달러당 1088.2원으로 종료했다. 국고채 금리도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김승환·이진경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