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했다. 하상윤 기자 |
기준금리 인상은 ‘견조한 경기회복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이 바탕이 됐다. 수출, 투자가 살아나면서 올해 3%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확실시된다. 이 총재는 “북한 리스크, 수출 호조 등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내년에도 국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3% 내외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선제대응 성격도 있다. 이미 4차례 정책금리를 올린 미국은 12월에도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금리 상단은 같다. 미국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면 우리 금리가 더 낮아져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부)는 “경기가 나아져 정상화되는 관점에서 보면 금리인상은 경제에 누적된 불균형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금융 불균형, 부동산 쏠림 등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일부 고통이 있을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 경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은 앞으로 전개될 금리 인상 속도와 추가 금리인상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 1∼2차례 정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것을 근거로 향후 한은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방향 자체는 완화 정도 축소로 잡았지만 국내외 경기여건,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 물가를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