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에 사는 주부 김모(63·여)씨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태풍 피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건 다행이지만, 며칠 전부터 그 난리를 쳤는데 정작 헛일을 한 것 같아 허탈하다”고 털어놨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내륙에 상륙한 뒤 세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 시민들이 가랑비에 우산을 쓰고 출근을 하고 있다. |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 등 온라인 공간 곳곳에는 기상청과 언론 등을 향한 비판글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기상청 이번 태풍 오보 누가 책임지나요?’라는 제목의 청원글 작성자는 기상청을 겨냥해 “국민 세금으로 비싼 장비 구입하면 뭐하나”라며 “이번 태풍 오보를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청원글은 “유비무환이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과잉대응도 국민 생활에 엄청난 손해와 불편을 초래한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과잉 대응으로) 사람들이 나오지 않고 임시휴업이나 차량 운행제한을 하는 곳도 있어 장사에 영향을 미쳤고, 유치원 등 휴업으로 학부모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내륙에 상륙한 뒤 세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 시민들이 가랑비에 우산을 쓰고 출근을 하고 있다. |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제주도 쪽에는 확실히 역대급 태풍이었다고 할 수 있다”며 “우리는 있는 그대로 분석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재난 재해와 관련된 특보는 일종의 규제로 볼 수 있어 불편을 겪는 사람이 반드시 생기기 때문에 결코 과하거나 약하게 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