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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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0원 프로포폴’ 50만원 받고 불법 투약한 의사

5억 챙긴 강남 성형외과 원장 구속/10명에 247차례 불법 주사 혐의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환자들에게 불법으로 투약해 수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성형외과 의사가 철창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태권)는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원장 홍모씨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과 의료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해당 성형외과 부원장과 간호조무사 등 다른 관계자 7명과 여러 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내원객들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 4∼6월 환자 10명에게 247회에 걸쳐 총 5억5000만원을 받고 프로포폴 총 2만1905㎖를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홍씨는 의료 목적과 무관하게 프로포폴 주사를 놔 달라는 내원객에게 20㎖ 앰플 1개당 50만원을 받고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이후 투약이 어려워진 점을 악용해 1개당 2908원에 불과한 앰플 주사액을 무려 170배나 비싸게 판매한 셈이다.

상습투약으로 적발된 프로포폴 중독자 중에는 홍씨 병원에서 3달 동안 투약비로만 1억1500만원(4595㎖ 분량)을 쓴 30대 유흥업소 종사자도 있었다. 홍씨 측은 이들이 병원에서 가벼운 미용시술을 받은 것으로 속이고 각종 장부에 허위로 기재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또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81차례에 걸쳐 강남 일대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 1만여㎖를 상습적으로 투약한 장모(32)씨와 장씨에게 프로포폴을 대량으로 공급한 전직 병원 영업실장 신모씨도 적발해 구속기소했다고 덧붙였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