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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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결에 에어팟을 삼켰습니다"

"뱃속에서 신호가 들려요" / “에어팟은 멀쩡했고, 믿을 수 없는 일” / 누리꾼들 " 꼭 그 에어팟을 다시 귀에 꽂아야 하느냐"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애플.

 

“자고 일어나니 에어팟이 없어졌는데… 뱃속에서 신호가 들려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빈과일보 등 홍콩언론은 타이완 남서부의 항구도시 가오슝에 거주하는 해군 장병 벤 쉬씨가 실수로 에어팟을 삼킨 뒤 몸 밖으로 꺼내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쉬씨는 애플사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귀에 꽂은 채 잠이 들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오른쪽 에어팟이 감쪽같이 사라진 걸 확인한 그는 아이폰 추적기능(Find my iPone)을 실행해 에어팟을 찾기 시작했다.

 

쉬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담요 아래도 들춰보고 방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에어팟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어디선가 에어팟의 신호음이 들려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한참 귀를 기울이던 그는 뜻밖에도 그 신호음이 자신의 배 속에서 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간밤에 자신도 모르게 에어팟을 삼켰지만 쉬씨는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이 사실조차 몰랐던 것.

자신의 뱃속에 있다가 배변을 통해 갓 찾은 에어팟을 들고 있는 대만인 벤 쉬. 쉬의 배를 촬영한 오른쪽 엑스레이 사진에서 에어팟 형체가 발견됐다. 빈과일보 제공

 

이에 쉬씨는 곧바로 병원을 찾았고, 엑스레이 촬영을 찍어보니 실제로 그의 위 안에서 에어팟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의료진은 그에게 삼킨 에어팟을 배변을 통해 빼내지 못하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일단 배변유도제를 처방했다. 다행히 하루 뒤 그는 배설물 속에 섞여 나온 에어팟을 발견했다.

 

담당 의사는 “환자들 위에 들어간 수많은 이물질을 봤지만 에어팟은 처음이었다”며 놀라워했다.

 

특히 놀라운 점은 에어팟은 쉬씨의 배 속에서도 여전히 작동한 것은 물론 배변을 통해 꺼낸 뒤에도 멀쩡했다.

 

그는 에어팟을 깨끗하게 세척한 뒤 다시 사용하고 있다는 후일담을 전하면서 “당시 에어팟의 배터리가 여전히 41%나 남아 있었다”며 “에어팟은 멀쩡했고,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쉬씨의 담당 의사는 “에어팟에 리튬 배터리가 내장돼 있어 위에 자칫 장기 손상이 있지 않을까 우려했다”며 “다행히 이어폰을 둘러싼 플라스틱 때문에 별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튬 배터리는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직접 노출될 경우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

 

쉬씨의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무리 멀쩡하게 작동한다 해도 꼭 그 에어팟을 다시 귀에 꽂아야 하느냐”, “긴 여정을 견뎌낸 대단한 에어팟”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