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립대의 한 연구 교수가 2017년부터 약 2년 동안 한 여성에게 성희롱을 일삼았단 의혹이 중앙일보를 통해 24일 보도됐다.
중앙일보는 이날 피해자 A씨가 2017년 초 화장품 관련 사업을 준비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창업 관련 사업단에 속해 있던 연구 교수 B씨를 소개 받은 뒤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했다고 전했다.
A씨는“(B씨가) 틈만 나면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며 “왜 참았을까 싶지만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보고 용기를 얻어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폭로 계기를 이 매체에 설명했다.
이에 반해 B씨는 A씨가 먼저 접근했다고 맞섰다.
B씨는 중앙일보에 “악의는 없었고, 여성이 먼저 접근했다”고 전했다.
A씨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B씨와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게 됐고, 그 과정에서 노골적인 성희롱성 문자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계속된 성희롱에도 B씨와 연락을 주고 받은 이유로는 B씨와 연락이 중단되면 개발 중인 화장품의 임상시험과 투자 등의 혜택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A씨 전언이다.
A씨는 상대가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들이 많아 속 시원히 거부하지 못하고 답답한 심정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B씨는 ‘성희롱하지 마라’는 A씨의 메시지에 “성희롱 아닌데 잘 읽어봐”라고 답했다고 한다.
B씨는 이후에도 메신저를 통해 “코드를 꽂아주마”, “오빠님이 충전해줄게”, “합체 좋아” 등 노골적인 성희롱을 했다고 한다.
더불어 B씨는 술자리에 불러 “호텔 가서 쉬자”며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했다는 게 A씨의 폭로다.
가벼운 신체접촉도 있었다고 한다.
B씨는 손톱이 예쁘다며 손을 잡거나 목걸이를 보자며 귀를 만지는 등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도 반복했다는 게 A씨 전언이다.
이 같은 성희롱에 대해 A씨는 직·간접적으로 ‘불쾌하다’, ‘하지마라’는 식의 표현을 했으나 B씨는 “성희롱 아닌데”라고 거듭 부인했다고 한다.
이 같은 대화 내용에 대해 B씨는 “앞뒤 다 자르고 문제가 될 만한 부분만 보여준 것 같은데 분명 다 전후 맥락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아울러 A씨가 먼저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B씨는 “(그 여성이) 모임에서 일부러 제 옆에 앉아 사업과 관련해 ‘오빠, 잘 해줘’라고 말했다”며 “내 손을 만지거나 팔짱도 꼈다”며 말했다.
B씨가 몸담고 있는 대학 관계자는 이 같은 성희롱 의혹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며 “관련 내용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중앙일보에 전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