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n번방에 들어갔다”고 자랑한 남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 한 유튜브 이용자가 현장을 포착한 영상을 올린 지 한 달만이다. 해당 영상은 A씨의 유튜브 채널에 ‘n번방 가해자들을 실제로 만났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27일 기준으로 조회수 12만회를 넘겼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당시 출동했던 파출소로부터 사건 신고 내용을 인계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영상을 올린 A씨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음식점에서 옆 테이블 남성의 발언을 듣고 촬영을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일행에게 “n번방 영상을 봤다”, “공유는 안 했다”, “아무도 모르고 나 혼자 봤다”는 말을 했고, 일행도 웃으면서 동조했다.
A씨는 해당 내용을 녹음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홍제파출소 소속 경찰들이 현장에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남성은 자리를 떠난 뒤였다. A씨는 또 다른 영상을 올리고 “사건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봤는데 인상착의를 토대로 추적했으나 용의자를 찾지 못하고 종결됐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27일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A씨로부터 남성의 인상착의와 식당에서 카드를 결제한 사실 등을 전달받았지만, 카드내역 조회나 폐쇄회로(CC)TV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게 몇 시 몇 분에 그 남성이 나갔는지 구체적으로 말했고, 카드 결제를 했으니 확인해보라고도 했다. 그 시간대에 카드 결제를 한 사람이 그 일행 말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A씨는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증거를 다 갖고 있는데도 허위 신고한 사람이 돼 버릴 것 같다”고 호소했고, 네티즌들은 경찰을 비난하며 SNS 등을 통해 A씨의 영상을 공유했다.
경찰 측은 “파출소에서 출동 당시 용의자가 현장에 없었고, 신고자 진술 외에 별다른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본서에 사건을 인계하지 않았다”며 “사이버수사팀에서 당시 카드결제 내역 등을 확보해 용의자 특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유튜브 채널 ‘한중국제커플 Zheng lei 정 레이’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