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나 사회적으로 공분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일본에서도 3세 여아가 8일간이나 집에 혼자 방치됐다가 아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24세 여성 가케하시 사키를 ‘보호 책임자 유기 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가케하시는 지난달 5일 딸 노아를 도쿄의 자택에 둔 채 교제 중이던 남성과 가고시마현으로 여행을 떠났다. 물과 음식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집에 혼자 남겨졌던 아이는 결국 사망했다.
지난달 13일 집으로 돌아온 가케하시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119에 신고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발견 당시 아이는 극도의 탈수와 공복 상태로 숨진 채였으며, 배설물 등으로 더러워진 기저귀로 인해 하반신 피부가 짓무른 상태였다.
부검 결과 아이는 가케히사가 돌아오기 며칠 전에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아이는 체중도 3세 표준보다 3㎏이 부족했다. 평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에 가케하시는 자신이 아이와 함께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에서 “아이가 며칠 전부터 컨디션이 나빴고, 죽을 한 입 정도 먹을 만큼 식욕도 없었다”, “기침을 해서 힘들어 보였다” 등의 진술을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가케하시가 귀가한 뒤 1시간이 지나 119에 신고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마이니치신문은 “용의자가 사실을 감추기 위해 아이 기저귀를 갈아놓는 등 알리바이를 조작하려고 했던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가케하시가 이혼 후 2017년부터 아이와 단둘이 살았으며, 지난 5월에도 3일 동안 아이를 두고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TBS 보도에 따르면 가케하시는 경찰의 추궁에 8일 혐의를 인정했으며, “지금까지 아이를 혼자 뒀던 경우가 많아서 괜찮을 줄 알았다. 설마 죽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일본 경찰청은 “아동상담소에 지난해 아동 학대 혐의로 통보된 9만8222명의 아동 중에서 약 9%에 해당하는 8958명이 가케하시와 같은 육아 포기 상태였다”고 전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