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이재명 “황망한 작별 받아들이기 어려워… 형님이 밉다”

페이스북에 故 박원순 시장 애도글 올린 이재명 경기지사
지난 5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을 애도하는 글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지사는 “이 지사는 내 아우다”라고 했던 박 시장의 발언으로 운을 뗀 후에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 하신 이 말씀이 제게 남긴 마지막 말씀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고 적었다.

 

이어 “따로 만나자고 약속까지 했는데 더는 뵐 수 없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라면서 “인권변호사로, 사회운동가로, 자치단체장으로… 당신은 늘 저보다 한 걸음 앞서 걸어오셨다. 당신이 비춘 그 빛을 따라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그래서 황망한 작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면서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홀연히 가버린 형님이 밉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숙제만 잔뜩 두고 떠난 당신이 너무도 원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몇 번을 썼다 지운다. 너무 많은 말이 떠올라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면서 “박원순, 나의 형님. 부디 평안히 잠드소서”라며 글을 맺었다.

 

이재명 페이스북 갈무리.

 

박 시장은 지난 6일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여권 대권주자로 경쟁 관계에 있는 이 지사에 관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갈등을 조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지사는 내 아우다. 서울시 정책을 가져가서 잘하면 좋지 않겠나”라고 답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10일 오전 12시1분쯤 서울 성북구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 딸의 실종신고로 경찰이 수색을 시작한 지 약 7시간 만이었다.

 

서울시는 이날 박 시장의 장례를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시는 일반 시민도 조문할 수 있는 분향소를 청사 앞에 설치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조문은 내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며 조화와 부조금은 받지 않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