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대구와 포항을 잇따라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대구에 도착해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4) 할머니의 새 보금자리를 방문했다.
이 할머니는 30년간 달서구에 있는 39.6㎡ 크기 공공임대 아파트에 생활을 하다 대구시 지원을 받아 지난 2월 수성구에 있는 전용면적 84㎡의 모 아파트로 이사했다.
거처를 살펴본 정 장관은 이 할머니와 함께 중구에 있는 희움 역사관도 방문했다.
역사관을 둘러본 정 장관은 이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려는 것과 관련,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격려했다.
이어 정 장관은 이날 오후 2시쯤 여가부 소속 비서실 직원 등 4명, 이용수 할머니, 도성현 포항시 복지국장, 이승헌 포항시 여성과장 등과 함께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새마을로에 살고 있는 박필근(94) 할머니 집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은 “처음 뵙는데 연세보다 훨씬 건강해 보이셔서 보기가 좋습니다”며 “식사도 잘 하시고 다시 만나 뵈는 날까지 늘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라고 격려했다.
이에 박필근 할머니는 “이곳 시골까지 먼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와준 장관님께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하루 3끼 식사도 잘 챙겨먹고 있는데다 죽장지역은 공기가 너무 좋아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화답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박필근 할머니와 나는 1928년 생으로 올해 만 93세가 되는데, 박 할머니가 나보다 출생일이 5일 빨라 언니가 되네?”라고 하며 서로 덕담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필근 할머니의 장남인 남명식(59)씨는 “저희 모친은 16세가 되던 해 밭으로 일하러 갔다가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부산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갖은 수모를 겪으면서 두 차례나 탈출을 시도했다“며 “2년여 동안 고생하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장남 남씨는 대구에서 택배업을 하고 있지만 평소 자주 모친댁을 방문할 뿐만 아니라 장녀 남순분(69)씨 역시 죽장면 인근 기북면에 살고 있어 밑반찬과 과일 등을 들고 수시로 방문할 정도로 효자, 효녀로 소문이 자자하다.
포항=글∙사진 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