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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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은 100세라도 무릎 수명은 60세…젊을 때부터 관리해야

무릎 관절, 떠 있는 구조여서 움직임 편하지만 질병에는 ‘취약’
방향전환·계단 오르내릴 때·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 있다면 ‘주의’
손상 연골 제거 잦으면 빠른 퇴화…3개월 정도 통증시 진단 필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나이를 말하는 ‘최빈사망연령’이 지난해 90세를 돌파하는 등 한국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평균 수명이 100세에 이르는 이른바 ‘100세 시대’가 눈 앞에 왔다. 오는 2030년이 되면 100세 이상 노인의 수가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무릎의 평균 수명을 약 60년 정도로 본다. 이는 퇴행성 관절염이 60대에 주로 발병하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심장병과 함께 무릎 관절염을 인간의 사회활동을 제약하는 가장 치명적인 질병으로 꼽고 있다. 이제 무릎 관절 건강은 고령화 시대에 꼭 챙겨야 할 필수적인 건강 요소가 됐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무릎이 관절염에 취약한 이유는 체중의 부하를 많이 받으면서 걷고, 구부리는 등 하루에 적게는 만 번, 많게는 십만 번을 움직이는 등 사용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간의 몸에 있는 약 200여 개의 관절 가운데 유독 무릎이 다른 관절보다 관절염이 생기기 쉽다. 

 

대부분의 관절은 큰 인대가 좌우로 2개가 있지만 무릎 관절은 좌우로 측부인대 2개와 앞뒤로 십자인대 2개가 지탱하고 있다. 연골도 뼈에 붙어 있는 뼈 연골과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역할을 하는 반월상 연골이 있는데 관절 중에 연골 2개가 있는 부위는 무릎이 유일하다. 

 

정형외과 전문의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발목은 땅을 딛고 있고 고관절은 골반에 붙어있지만, 무릎은 떠 있는 구조로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대신 질환에는 취약하다”며 “체중의 부하를 많이 받으면서 걷고, 구부리고, 움직임이 많아서 적어도 하루 만 번, 많이 움직이면 십만 번도 움직이기 때문에 그만큼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무릎에 생기는 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손상돼 통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실제 나이와 무릎 나이는 같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젊더라도 무릎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평소 걷다가 방향 전환을 할 때나 계단 오르내릴 때, 바닥에서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 통증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또 갑자기 무릎 힘이 빠지며 주저앉을 것 같은 증상이나 반복해서 무릎이 붓는다면 병원 진단을 받아야 한다. 

 

무릎이 붓고 물이 차는 것은 염증 반응이 있어 관절액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태다. 물을 뺀 액체가 흰색이 아니라 노랗거나 피가 섞여 갈색일 경우 물이 차는 근본 원인을 파악해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염증이 생긴 물을 자꾸 뽑으면 그 자체가 다시 자극이 돼서 또 물이 차고, 주삿바늘을 통해 피부에 있는 균이 관절 내로 유입되어 화농성 관절염을 유발할 위험도 있어 물을 계속 뽑는 것은 좋지 않다. 

 

퇴행성 변화로 반월상 연골이 약해지면 쉽게 찢어지고 손상된다. 과거 반월상 연골 손상 시 찢어진 연골 손상 부위를 제거하는 관절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된 치료였다. 그런데 손상된 연골 제거를 많이 하면 할수록 퇴화가 더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은 관절내시경 수술을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다만 반월상 연골이 손상된 후 무릎 사이에 끼어서 무릎을 잘 펴지도 굽히지도 못하거나 심한 파열로 다리 힘이 빠져 넘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상태, 떨어져 나간 연골 조각이나 뼈 조각이 돌아다니며 통증을 일으킬 때는 부득의 하게 관절 내시경 수술이 필요하다. 

 

관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삐끗해서 다치기도 하고, 연골이 많이 닳아있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층이라도 3개월 정도의 통증이 지속된다면 진단을 받아 자신의 무릎 상태를 전문의로부터 확인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통증이 심해지기 전에 조기 치료를 받고, 평소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얼마든지 관절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