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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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최대 80㎞ … 축구장 3개 면적 ‘초토화’ [한국의 무기 이야기]

<30> 육군 신무기 ⑦ K239 천무 다연장로켓
정확도 15m 이내로 정밀타격
차륜형 차체로 운용비용 절감

단시간 내 넓은 지역을 제압하는 다연장로켓은 포탄을 쏘는 야포와 더불어 포병의 핵심요소로 꼽혀 왔다. 구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카츄샤’ 다연장로켓 수백문으로 수만발의 로켓탄을 발사, 독일군을 제압하는 모습을 지켜본 세계 각국은 냉전시대부터 다연장로켓 개발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한국군은 북한이 1970년대 방사포라 불리는 다연장로켓을 배치하자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다. 야포와 자주포, 다연장로켓이 일시에 한국군을 향해 불을 뿜는다면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았다.

북한 방사포 위협에 맞서고자 한국군은 1978년 130㎜ 구룡 다연장로켓을 개발한다. 구룡은 1980년대부터 한국군 포병부대에 강력한 화력을 제공했던, 든든한 존재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주요 부품이 단종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북한 방사포의 사거리가 늘어나면서 구룡으로는 유사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K239 천무 다연장로켓은 구룡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국산 무기다. 2009~2013년 개발된 천무는 철강·기계·전기·전자·화학·자동차 등 국내 주요 산업과 기술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룡보다 사거리와 화력, 정확도가 크게 높아진 천무는 한국 육군 군단의 작전반경을 획기적으로 넓힌 무기다. 단발 또는 연속으로 12발의 로켓탄을 최대 80㎞ 떨어진 곳까지 쏠 수 있다. 230㎜급 유도탄과 무유도탄을 발사하며, 130㎜ 로켓탄과 미군 MLRS탄도 발사가 가능하다. 수분 안에 신속하게 탄약을 재장전, 사격하면서 정확도 15m 이내로 핵심 표적을 정밀타격한다. 분산탄을 사용하면 축구장 3개 넓이의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사격체계는 모두 자동화가 이뤄졌다. 유사시 군단 및 사단에서 포병대대로 표적 정보를 알리면 천무의 사격통제장치가 사격제원을 산출하고 발사대를 자동으로 움직인 뒤 사격한다.

발사대를 탑재한 차량은 화생방 및 소총 공격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방호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산 다연장로켓(MLRS)과 달리 차륜형 차체를 사용하는 천무는 세계적 수준의 국내 자동차 기술을 적용, MLRS와 비슷한 수준의 기동력을 발휘하면서 운용비를 절감했다. 타이어가 펑크가 난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공기압을 조절해 이동이 가능하다. 크레인과 적재함을 갖춘 탄약운반차는 효과적인 탄약 보급을 통해 천무를 지원한다.

현재 천무는 육군 군단급 부대 등을 중심으로 배치돼 구룡을 대체한 상태다. 북한의 초대형방사포처럼 400㎜급 구경을 지닌 천무-2 개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무보다 사거리와 파괴력이 높은 천무-2가 개발되면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통해 유사시 적 내륙에 있는 핵심 표적 타격에 투입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