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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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급락… 감성 마케팅·네거티브 카드 꺼낸 尹

가파른 지지율 하락에 전략 변경

유튜브 채널 자체 예능콘텐츠 공개
파스타 요리 등 인간적인 면모 부각
文정권 향해 “국가·국민 약탈” 맹공
尹 28%·李 39%… 오차범위 밖 밀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유튜브 ‘석열이형네 밥집' 영상 캡처.

최근 지지율 하향 곡선이 가팔라지며 경고등이 켜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연민, 분노 등 유권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선거 캠페인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자체 예능 콘텐츠 등을 통해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윤 후보가 정책토론회와 같은 국정 능력 증명에는 소극적이면서, 감성 마케팅과 네거티브 전략에 몰두하며 유권자의 일방적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지난 29일 윤 후보의 유튜브 채널에 ‘석열이형네 밥집’이라는 이름의 자체 예능 콘텐츠를 공개했다. 12분 분량의 이 영상에는 윤 후보가 워킹맘과 여성 직장인 두 명에게 ‘시그니처 블랙파스타’를 직접 만들어 주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이 구역 큰손 셰프 석열이형’, ‘우리 아빠와 같은 친근함’과 같은 자막을 삽입하는 등 윤 후보의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윤 후보는 요리를 준비하면서 “(직접 만든 음식을) 꼭 드시고 나면 우리 아버지가 ‘너 나중에 공직 그만두면 식당 해라’(라고 말씀하셨다)”고 아버지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배우자 김건희씨가 ‘사과 기자회견’을 한 다음 날인 지난 27일 후보 직속기구 ‘새시대준비위’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윤 후보 인터뷰 영상도 감성에 호소하는 데 주력했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친 김건희 여사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라는 질문에 “자기도 남편의 위로를 받고 싶지 않았나 싶고, 여자로서…”라고 답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12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윤 후보는 감성 마케팅으로 친근감을 내세우는 동시에 문재인 정권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내며 유권자 분노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9일 경북선대위 출범식에서 “북한의 주사이론을 배워서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살아온 집단들이, 문재인 정권에 들어서서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라며 ‘색깔론’을 꺼내 들었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도 “이런 사람과 국민들이 보는 데서 토론을 해야 하겠나. 정말 같잖다”고 비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해 참배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윤 후보의 최근 행보를 두고 대통령 후보로서의 국정 능력을 검증하는 데 한계를 가져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계명대 김관옥 교수(정치외교학)는 “국민들은 대선 후보에게 내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하는데, 감성으로 접근한다면 거리감을 느낄 것”이라며 “지지율 상승에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0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윤 후보의 지지율은 28%로 이 후보(39%)에 비해 오차범위 밖에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