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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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호소 “‘엄마 때문에 욕했다더라, 저 집안 얘기 그만하면 좋겠다’ 여러분이 설명해달라”

즉석 연설서 "들쑥날쑥 하루 다르게 여론조사 교차, 정말 두표차로 떨어질지 모른다"
국회 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1일 "정말 두표차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면서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 거리 인사 도중 즉석 연설을 통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느냐, 이 나라에 미래 희망이 있느냐는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렸다. 우리 국민 손에 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그는 "내가 보기에 이번에는 5000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며 "들쑥날쑥 정말 하루가 다르게 여론조사가 교차가 된다. 정말 두표차로 떨어질지 모른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어 "여기 있는 분들이라도 주변에 알려달라"며 "왜 유능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우리 삶이 나아지는지, 왜 권력을 사적으로 자기 가족, 측근들을 위해 쓰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국민을 위해 쓰는 사람이 돼야 하는지 여러분이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나아가 "'이재명이 흉악한 사람이 아니더라, 욕했다는데 보니까 다 엄마때문에 그랬다더라, 저 집안 얘기 좀 그만하면 좋겠다'고 해달라"고 호소하자, 지지자들은 "(이재명은) 효자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자신과 셋째 형 부부와의 '통화 욕설' 녹취록이 퍼지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와 무속인 논란을 에둘러 언급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3월 9일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풍요롭고 기회가 많은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게 될지, 아니면 다시 복수나 하고 (남의) 뒤나 캐고, 점쟁이 비슷한 사람에게 점이나 볼 가능성도 많다"며 "그러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이기는 전쟁을 바라느냐, 평화를 바라느냐. 우리가 이기면 뭐하겠나. 여기 다 부서지고, 다 죽고, 다치고, 다 없어진 다음에 저 사람들이 더 많이 부서져서 이기면 뭐하겠느냐"며 "그런 세상을 만들자는 사람이 있다. 선제타격이라니"라면서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옆집 난폭한 식구에게 기분 나쁘다고 '야, 이 XX야' 욕해서 그 사람을 화나게 해서 우리 아들을 때리게 하면 되겠나. 기분은 좋겠죠. 그러나 피해는 누가 입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전쟁은 나이든 기득권자가 결정하고 죽는 건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젊은이들"이라며 "전쟁나면 누가 죽느냐. 이유도 모르고 끌려간 그 젊은이들이 총알받이로 죽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 전쟁이라도 나거나 아니면 부분적이라도 국지전이 벌어지면 젊은이들이 죽는다. 이런 게 책임"이라며 "누구는 말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느냐. 편을 가르고, 국민들이 고통스럽게 싸우면 싸우는 원인을 제거해서 같이 살자하는 평화, 이게 바로 정치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선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지금까지 잘못하고 부족했던 것을 여러분이 용서하고 기회를 주면 지금까지 잘못했던 책임감까지 더해서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결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연설에 앞서 이 후보는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의선 숲길을 거닐며 행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지지자들이 이 후보 이름을 연호하며 에워싼 가운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도 뒤따랐다.

 

한 청년 대학생은 이 후보에게 다가와 스스로를 '잼갤러'(디시인사이드 이재명갤러리 누리꾼)로 소개하며 "갤주님 꼭 당선되시라"고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아동인권단체 활동가들이 다가와 '정인이 사건' 가해 양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에서 징역 35년형으로 낮춰진 것에 항의하며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이 "파기환송을 외쳐달라"고 눈물로 읍소하자 이 후보도 걸음을 멈추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역 상인회장이 코로나19 자영업 소상공인 피해보상을 촉구하자 "손실보상 비율도 100%로 해야 한다. 마침 국민의힘에서 35조원으로 하자고 말을 했으니까 진짜로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호응했다.

 

한 중년 여성이 "민주당은 수가 많지 않느냐"면서 여당 단독 처리를 권하자, 이 후보는 "그건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정부는 부채가 많이 늘어난다고 (야당이) 자꾸 비난하니까 여야가 합의해줘야 한다는 태도"라며 "야당 후보가 35조원을 하자고 하니까 진짜인지 아닌지를 우리 어머니가 잘 보고 있으면 된다. 빈말이 아니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